아이폰6에도 출고가 인하 요구할 수 있나

인터넷과 게임 이어 스마트폰도 역차별 논란

일반입력 :2014/10/16 07:34    수정: 2014/10/16 07:37

송주영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후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수장이 화살을 스마트폰 제조사에 돌리며 출고가 인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애플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을 지 의문으로 떠올랐다.

그럴 수 없을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4, 15일 국정감사 자리에 나와 단통법에 대한 지적을 받고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높은 출고가에도 불구하고 판매 장려금(이통사를 통해 보조금으로 활용)마저 거의 내지 않는 애플의 경우 출고가 인하를 요구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성·LG·애플 출고가 다 비슷한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의 출고가는 90만원대다. 삼성전자 갤럭시S5 광대역LTE-A가 94만5천원, LG전자 G3 Cat6가 92만4천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는 95만7천원이다.

5.5인치 아이폰6플러스는 삼성, LG전자 스마트폰에 비해 출고가격이 더 비쌀 전망이다. 오는 31일 국내 출시되는 아이폰6플러스 64GB 제품의 출고가격이 100만원대 전후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제품을 기준으로 할 경우 삼성, LG, 애플 제품 가격이 비슷한 셈이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국내 업체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출고가 인하를 압박할 수 있으나 엄청난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애플에 대해서는 아무 압박 수단도 없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국내에서 출고가를 낮출 경우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외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내려야 한다.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하다.

최근 참여연대가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출고가에 반영됐다며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을 형사 고발했지만 비슷한 출고가의 애플은 고소 대상에서 빠졌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공정위 자료를 토대로 했기 때문에 애플을 형사고발 대상에 넣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삼성, LG전자의 장려금을 조사해 높은 대리점 마진이 출고가에 반영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담합을 통해 장려금 수준을 높이고 이를 출고가에 반영해 제품 가격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장려금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장려금을 통해 이익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돌려준 삼성과 LG는 고발 대상이고 그 이익을 독차지한 애플은 아무 상관 없는 셈이다.

■영업이익률 40%는 견제 않고 2.3%는 닦달하는 정부

부품, 조립 생산지역 등 비용구조를 살펴보면 아이폰과 비교해 삼성, LG전자가 더 고비용 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5 광대역 LTE-A, 갤럭시노트4, LG전자의 G3 Cat6모뎀칩은 주파수 3개를 통합할 수 있는 카테고리6를 지원한다. 아이폰6는 2개 주파수 대역을 통합하는 카테고리4까지 지원한다.

디스플레이도 삼성, LG전자가 QHD를 장착한 데 반해 애플은 풀HD를 사용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서는 애플이 20나노 공정을 이용하면서 갤럭시S5 광대역 LTE-A, G3 Cat6의 28나노 공정 스냅드래곤805와 비교해 우위에 있다. 갤럭시노트4의 엑시노스는 애플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의 A8과 동일한 20나노다.

모바일D램은 삼성, LG전자의 최신폰이 대부분 3GB 제품을 사용하는 데 반해 애플은 1GB를 적용했다.

부품 원가 분석자료를 보면 이같은 차이가 극명히 보인다. IHS아이서플라이는 광대역 LTE-A가 아닌 이전 갤럭시S5 32GB 모델의 부품원가를 251.52달러로 추정했다.

아이폰6 플러스는 16GB 모델 216달러, 128GB 모델은 263달러로 추정했다. 동일한 32GB 낸드플래시라면 부품원가 차이는 아이폰6플러스가 더 낮거나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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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역시 애플은 폭스콘 등 중국, 브라질 등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의 조립공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LG전자는 상대적으로 공정 비용이 많이 드는 국내 구미공장도 활용하고 있다.

이런 차이는 영업이익률에서도 극명히 나타난다. 애플은 저비용구조로 영업이익률이 40%에 육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12%, LG전자는 고작 2.3%였다. 특히 LG는 이제야 적자를 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