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6(A1586, 이하 아이폰6)는 4.7인치 HD(1334×750 화소) IPS 디스플레이와 애플 A8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장착한 스마트폰이다. 메모리는 아이폰5S와 동일한 1GB이며 저장공간은 16·64·128GB다. 광대역 LTE와 VoLTE(보이스오버LTE), CA(주파수집성)를 지원하며 국내 전 이동통신사에서 쓸 수 있다. 비접촉 결제 기능인 애플페이를 위해 NFC 센서가 내장되었지만 국내 사용 가능 여부는 미지수다.
카메라는 전면 120만 화소, 후면 8백만 화소다. 후면 카메라는 위상차 검출 AF(오토포커스)를 내장해 초점을 잡는 시간을 줄였다. 배터리 용량은 1810mAh이며 홈버튼에 지문인식 기능인 터치ID를 내장해 비밀번호 입력 대신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하거나 앱을 구입할 수 있다. 운영체제는 iOS 8(8.0.2)을 쓴다. 무게는 129g이며 색상은 아이폰5S와 동일한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골드다. 이르면 10월 말부터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며 출고가는 미정이다. 국내 출시 전 익스펜시스코리아를 통해 홍콩판 언락폰을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16GB 기준 104만원 전후.
■ 4.7인치 디스플레이 “한 손에 아슬아슬”
5인치 이상 큰 화면은 시인성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조작성이 나쁘다. 한 손으로 잡고 쓸때 아이콘이나 키보드에 엄지가 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큰 화면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아이폰6 크기는 상당히 아슬아슬하다. 손이 큰 성인 남성이라면 한 손에 쥔 상태에서 엄지로 중간까지 조작할 수 있는 정도다. 화면 테두리(베젤) 두께는 3mm로 얇은 편이고 크기는 LG전자 G2나 구글 넥서스5와 비슷하다. 하지만 실물을 보면 지나치게 크다거나 위압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화면 해상도는 1334×750 화소로 가까스로 720p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정도다. 풀HD 스마트폰이 판치는 요즘 시점에서 보면 분명 뒤떨어진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품질을 따지는 기준인 PPI(인치당 픽셀수)는 325PPI로 아이폰5S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글자나 그림을 볼 때 흐릿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고작 720p 수준에 그친 화면은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아이폰5·5S까지 이어진 각진 디자인은 얇고 세련된 느낌을 주기에는 좋았지만 한 손에 쥐었을 때 안정감을 주지는 못했다. 아이폰6는 크기를 키우고 테두리를 곡선으로 처리해 손에 쥐었을 때 딱딱한 느낌이 덜하다. 다만 일체형으로 이어진 곡선을 강조하다 보니 LCD를 덮은 보호유리마저 곡선을 그린다는 것이 문제다. 필름을 안 붙이고 ‘생폰’으로 쓴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화면보호필름을 붙이면 시간이 지나면서 필름이 들뜨거나 잘 붙지 않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 벤치마크 성능 향상 폭은 14%대
애플은 아이폰6 발표때 A8 AP가 A7에 비해 단순 연산 성능은 20%, GPU 성능은 50%까지 향상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일반 사용자 수준, 특히 아이폰5S에서 갈아탄 사람이라면 그 차이를 쉽게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아이폰5S·6에서 단순 연산 성능 측정 프로그램인 긱벤치3와 게임 성능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마크(아이스스톰 언리미티드)로 비교한 결과 성능 향상 폭은 12~14%에 그쳤다. 물론 아이폰5 이하에서 IOS8을 쓰던 사람이라면 대단히 쾌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이폰 최초로 적용되는 VoLTE를 활성화하면 통화품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3G 고품질 음성통화를 위한 AMR-WB 코덱도 지원한다. 10월 말에서 11월 이후 국내 정식 출시된 아이폰6는 바로 VoLTE를 이용할 수 있지만 모델명이 같은 아이폰6(A1586)를 해외구매했을 경우 통신사 전산망에 수동등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VoLTE 지원에 따라 LG유플러스에서도 아이폰6를 쓸 수 있게 됐지만 정식 출시되지 않은 리뷰 시점에서는 정상적인 사용이 불가능했다.
아이폰6가 먼저 출시된 국가에서는 와이파이 속도가 유난히 느려진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유무선공유기가 설치된 두 군데 이상의 장소에서 아이폰5S와 벤치비 측정 속도를 비교한 결과 큰 차이는 없었고 전반적으로 아이폰6가 더 빨랐다. 현재로서는 유무선공유기에 내장된 칩셋에 따라 속도가 영향을 받는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아이폰5S 발매 초기에도 이런 문제는 있었으며 IOS 업데이트로 문제가 해결되었다.
■ 고민없는 간편한 카메라 “HDR 속도 대폭 향상”
아이폰 카메라는 지난 2011년 이래 몇 년째 8백만 화소에 머물러 있지만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왔다. 아이폰6 카메라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에 흔히 쓰이던 콘트라스트 AF와 전자식 손떨림 방지기능도 내장했다.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때는 물론 밝은 주간에 카메라를 꺼내서 바로 셔터를 눌러도 떨림이 적은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동영상을 찍을 때도 연속 오토포커스 기능으로 움직이는 피사체를 보다 정확하게 잡아낸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대신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간편한 카메라의 역할에 충실하며 화질도 나무랄데 없다.
특히 역광이 비치는 주간이나 어두운 야간에 색상 표현력을 살리는 HDR 기능은 처리 시간이 비약적으로 짧아졌다. 순간적으로 노출도를 달리하며 여러 장을 찍은 다음 합성하는 특성상 HDR 기능을 켜 놓으면 처리하는데 시간이 걸렸었다. 아이폰6는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를 AP 안에 내장해 이 시간을 크게 줄였다. HDR 기능을 자동으로 켜 놓아도 예전처럼 오래 기다려야 할 필요가 없다. 명부가 들뜨거나 암부가 죽어버린 사진이 불만이었던 사람이라면 아예 HDR을 항상 자동으로 켜 놓아도 될 정도다. 한 마디로 훨씬 쓸만해졌다.
■ 결론 : 기존 아이폰 사용자 겨냥한 무난한 변화
시장조사기관 IDC 발표에 따르면 2014년 2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iOS의 점유율은 11.7%에 불과하다. 국내 점유율은 이보다 더 낮은 6~7%대로 여겨진다. 바꿔 말하자면 한국 시장에서 아이폰을 쓰는 사람은 어지간한 애플 애호가이거나, 아니면 적응된 환경을 벗어나는 것이 불편하거나, 앱이나 음악을 너무 많이 샀다든가, 이런 이유일 뿐이다. 다시 말해 사는 사람만 산다는 스마트폰이 된 셈이다. HTC, 모토로라, 블랙베리가 철수하고 소니가 신제품을 투입하지 않으면서 잠시나마 누릴 수 있었던 ‘유일한 외산폰’이라는 지위도 이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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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나온 아이폰6는 하이엔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넘쳐나는 요즘 세태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화면 해상도와 여전히 1GB에 머무른 메모리 용량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모두 만드는 애플답게 각종 최적화를 거친 체감속도는 매우 빠르다. 샌드박스 구조로 만들어진 iOS 덕에 보안 문제에서도 상당히 자유롭다. 통신사 기본 앱이 없고 쓰기 쉬운 스마트폰이라는 장점은 여전하다.
단언하자면 기존 스마트폰을 쓰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시장에 나온 스마트폰은 아니다. 아이폰5 이하 기종을 쓰던 사람이라면 큰 화면에 대한 부담감을 덜면서 넘어가기 좋다. 풀HD가 아니긴 하지만 화면을 보는데 큰 불편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크기도 적당하다. 기존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뺏어오는 역할은 5.5인치 풀HD 화면을 단 아이폰6 플러스가 해주면 되는 일이다. 아이폰6 대신 아이폰6 플러스로 넘어갈 이유는 단 하나 뿐이다. 큰 화면과 배터리 용량, 그리고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