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선보인 '애플페이'는 기존 모바일 결제보다 편리하고, 안전하지만 페이팔을 뛰어넘는 온라인, 모바일 결제수단으로 부상하기에는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페이는 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 애플워치와 같은 최신 애플 기기 사용자들만 쓸 수 있는데다가 가맹점 수 또한 페이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애플페이가 페이팔 생태계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 CNN머니,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애플페이가 페이팔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애플페이는 기존에 나온 구글월렛에 비해 모바일결제를 보다 쉽고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가맹점 내 단말기에 아이폰을 갖다대고, 손가락의 지문을 통해 본인인증을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서비스 이용을 위해 최초로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을 등록하는 방법도 간편하다. 새로운 카드 등록을 위해서는 아이폰 카메라로 카드 사진을 찍으면 된다. 기존 아이튠즈에서 사용하던 카드를 등록하려면 패스북에서 카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패스북은 기존에 항공권, 각종 티켓 및 쿠폰 등을 저장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보안성에 대해서도 많은 점이 고려됐다. 애플페이는 실제 신용카드, 체크카드 번호를 결제에 직접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사용자가 쓰는 기기 내에 별도로 보안이 유지되는 영역(Secure Element) 내에 카드를 등록하면서 부여되는 '기기계정번호(Device Account Number)'를 저장한다.
번호 역시 애플이 운영하는 서버에는 저장되는 일이 없고, 사용자 기기 내 결제가 이뤄지는 순간에만 생성되는 일회용 비밀번호인 '동적보안코드(dynamic security code)'와 연동해 결제를 진행한다.
편리함과 보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전 세계 온라인/모바일 결제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페이팔에 맞서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것이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전체 온라인/모바일 결제 생태계를 놓고 봤을 때는 최신 아이폰을 쓰는 애플 사용자들에게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먼저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또한 iOS 운영체제(OS) 업데이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애플페이의 한계로 지적된다. 페이팔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아이폰 내에 앱을 설치하는 형태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카드를 POS단말기에 긁어 서명하는 방식의 오프라인 카드 결제 시장에 온라인, 모바일 기반 결제 시스템이 들어가기란 여전히 쉽지 않은 작업이다. 페이팔 역시 많은 오프라인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나 실제 결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애플측은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주요 카드사들과 제휴를 맺고, 미국 내 맥도날드, 디즈니, 나이키, 스타벅스, 우버 등을 포함해 22만개 가맹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애플페이보다 3년 먼저 등장한 '구글월렛'은 마스터카드 페이패스 시스템을 이용하는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그쳤다. 미국의 경우 이동통신사 중 스프린트만 유일하게 이 방식을 적용했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애플도 이동통신사들의 정책, 기기에 대한 종속성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그러나 간편하면서 기존보다 안전한 결제 방식은 앱 내 구매, 모바일 구매 등에서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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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은 9일 제품 발표장에서 애플의 비전은 지갑을 대체하는 것이라며 더 많이 특히 전통적인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애플은 하루 평균 아이튠즈 유료 사용자 2억명에 대한 카드결제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애플페이가 구글월렛처럼 반짝 이슈가 됐다가 사실상 거의 쓰지 않는 서비스가 될지, 애플을 넘어 온라인, 모바일 결제 생태계에서 핵심 아이콘으로 부상할 지는 카드사, 이통사, 가맹점, 사용자들이 애플 중심 생태계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