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업계의 검색 경쟁은 언제나 뜨겁다. 검색은 포털 '본연의 먹거리'로 매출의 과반 이상이 검색 광고에서 창출되기 때문이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등 업계 지각변동을 앞두고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줌닷컴 등 국내 포털 기업들이 검색 경쟁력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도 업계 1위 지위를 더욱 견고히 하고자 최근 외부 문서들의 수집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웹검색 경쟁력을 높이기로 한만큼 국내 검색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음-카카오' 합병 앞두고 '네이버'와 진검승부
2004년 네이버에 왕좌를 내준 뒤 '만년 2위'의 설움을 겪어온 다음이 카카오와 합병을 앞두고 검색을 강화하는 행보가 심상치 않다. 1위 재탈환을 노리는 다음은 '방금그곡', '바로이거' 등 새로운 기능을 내세우며 검색 품질 높이기에 여념이 없다.
먼저 다음의 '방금그곡' 서비스는 실시간 방송 음악 정보를 타임라인 형태로 보여줘 검색 편의성을 높였다. DB인덱싱 기반의 즉답 검색 서비스 '바로이거'를 통해 사용자들의 노력과 시간을 줄여주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원본 비율 그대로 기존 대비 50% 가량 정확도가 높아진 결과를 제공하는 '이미지 검색'도 내놨다.
지난 7월 28일에는 안드로이드 버전 다음 지도 앱에서 자연어 검색 서비스도 대폭 개선했다. 다음의 음성 인식 엔진 '뉴톤'을 이용해 단순한 문장뿐 아니라 사용자가 말하는 의도를 파악해 길 안내를 해준다.
이들 서비스는 사용자로 하여금 좀 더 쉽고, 편하게 원하는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3년 만에 검색 광고를 재개하면서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꽃보다 청춘’ 3인방을 모델로 발탁하며 다음 검색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음은, 앞서 언급된 검색관련 서비스 개선과 론칭을 모두 지난 5월 이후 3개월 동안 진행하는 등 집중 공세를 펴고 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다음은 오는 10월 카카오와 합병을 앞두고 검색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개선해 네이버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가 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최근 다음에 검색 점유율을 높여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다양한 검색 서비스를 카카오의 모바일 트래픽과 연계해 PC와 모바일 영역 모두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상승세 줌닷컴, 빅데이터 기반 검색차별화
신흥 강자 줌닷컴의 행보도 눈에 띈다. 줌닷컴은 'TV 인터넷관심도'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검색 정보와, '실시간 반응'과 '타임트리'등 요즘 네티즌들의 변화된 검색 수요를 반영한 서비스들을 선보이며 '차별화'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화제의 프로그램이었던 tvN의 '응답하라 1994' 시청률은 공중파 프로그램에 비해 낮았지만 인터넷상에서는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줌닷컴은 이처럼 시청률만으로는 알 수 없는 네티즌의 방송 프로그램 선호도를 'TV 인터넷관심도'라는 지표로 보여준다. TV 인터넷관심도는 방송 시작 전·중·후 검색량과, 방송사 홈페이지 방문 등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활동을 수치화하여 보여준다.
기존의 시청률과 달리 관심도와 인기키워드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과 관련해 어떤 키워드들이 많이 검색됐는지, 화제가 되는 장면은 무엇인지 짚어줘 새로운 시청률 보완지표로 주목 받고 있다.
줌닷컴의 '실시간 반응'은 특정 검색어에 대해 트위터와 100여개 이상의 온라인 커뮤니티의 다양한 반응을 보여준다. 각각 성향이 뚜렷한 커뮤니티의 글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 특정 검색어에 대한 네티즌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예로 최근 영화관을 꽉 채우고 있는 한국영화들을 검색하면 남녀 비율 혹은 커뮤니티 주제에 따라 영화에 대한 반응이 분명하게 다른 걸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롭다.
현재 오픈 베타를 진행 중인 '타임트리'는 특정 주제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들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세월호 사건을 주제로 한 타임트리의 경우, 침몰 당시부터 유병언 수사까지의 전 과정이 시간순으로 정리돼 있어 사건에 대한 중요한 맥락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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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닷컴은 이런 검색 서비스 차별화 노력에 힘입어 지난 해 12월 첫 째 주부터 네이트 검색 점유율을 추월해 국내 포털 중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록 검색 점유율은 1.5% 내외로 1,2위인 네이버 다음과 격차가 크지만, 검색 점유율이 고착화된 국내 환경을 고려할 때 눈에 띄는 성과라는 평이다.
줌인터넷 김명섭 본부장은 네이버의 친절함과 구글의 정확성을 버무린 한국형 포털의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현재 국내 포털 업계가 양강 구도로 형성되어 있지만, 줌닷컴은 특유의 개방성과 검색 기술력을 필두로 차별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