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베젤 줄이기 한계 봉착…왜?

기술 문제 없으나 안정성 해결 방법 찾기 어려워

일반입력 :2014/08/19 17:05    수정: 2014/08/20 11:15

이재운 기자

스마트폰 업체들이 베젤(테두리) 줄이기 경쟁이 치열하지만 무작정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여러 차례 구현됐으나 제품 안전성 등 실제 사용환경에 따른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수년간 ‘슬림 베젤’ 경쟁을 이어 왔다. 테두리를 최소화해 같은 제품 크기에서도 더 큰 화면을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것이다.

LG전자 G시리즈의 경우 옵티머스G에서 G2, G3로 넘어오는 동안 베젤을 조금씩 줄여 제품 크기는 유지하면서도 화면 크기는 계속 키우는 발전을 거듭해왔다. 삼성전자, 팬택, 소니 등 다른 제조사들도 베젤 최소화를 통해 신제품에 대한 새로운 소구점으로 삼는데 주력했다.

베젤 줄이기는 이제 거의 ‘무테’나 다름 없는 상태 구현에까지 이르렀다. 최근 일본 샤프와 소프트뱅크는 공동 개발한 스마트폰 아쿠오스 크리스탈을 통해 ‘베젤이 거의 없는(Bezel-less)’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보급형 사양에도 불구하고 베젤을 거의 없애버렸다는 점만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외신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외신들은 ‘훌륭하다(Gorgeous)’는 찬사를 날렸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멍청한 짓이다(Ridiculous)’는 혹평을 제목에 붙이기도 했다.

디자인 상으로는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실제 사용환경에서 실용성이 떨어지고 안전성도 해친다는 지적이다. 우선 제품을 떨어뜨릴 경우 충격을 완화할 베젤이 없어 액정 파손의 위험이 커지고, 터치 인식 정확도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베젤을 거의 없앤 형태에 대해 “앞서 출시된 유사한 형태의 제품들이 있었고, 지금도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하다”면서도 “사용 시 각종 불편함이 따를텐데 이를 어떻게 극복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신제품의 경우 샤프와 소프트뱅크는 ‘프레임을 없앤(Frame-less)’ 내부 설계로 베젤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기존 스마트폰의 경우 일종의 틀 역할을 하는 프레임 속에 해당 부품을 배치/조립하는데, 이 제품의 경우 프레임 없이 만들었기 때문에 테두리에서 프레임이 차지하는 만큼의 베젤을 줄일 수 있었다는 의미다.이미 국내에서도 팬택이 지난해 4월 출시한 베가 아이언에서 비슷한 형태의 초슬림 베젤 형태가 구현된 바 있다. 베가 아이언은 전체가 하나로 이어진 금속 테두리를 이용해 베젤을 최소화했다. 이때 팬택은 금속(메탈) 소재를 적용함으로써 액정을 외부 충격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외에 모토로라 등 해외 제조사들도 이미 베젤을 없애다시피 한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베젤은 세트(완제품) 제조사에서 요구하는 사양에 따라 제작한다”며 “베젤을 줄이면 그만큼 외부 충격에 의한 파손 가능성도 높아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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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속 소재 같은) 충격 방지책을 마련해 이를 상쇄할 수 있고, 최근에는 사용자들이 대부분 케이스를 착용해 충격에 그대로 노출되는 정도의 환경은 없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때문에 “일부 제조사의 경우 오히려 어느 정도 이상의 베젤을 두는 것을 오히려 선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샤프 제품의 경우에도 메탈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 업체 특성상 내구성에 대한 테스트는 충분히 거쳤을 것”이라며 “다만 베젤이 지나치게 얇으면 한 손으로 제품을 쥔 채 터치했을 때 제품을 쥔 손가락까지 인식하는 문제가 생길 소지는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