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G3 비트(LG-F470, 이하 ‘G3 비트’)는 퀄컴 스냅드래곤 400(1.2GHz)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쓴 5인치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LG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G3에서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오고 디스플레이 해상도와 카메라 센서 등의 사양이 다소 낮아졌다. 저장공간은 8GB, 메모리는 1GB이며 마이크로SD카드로 저장공간을 늘릴 수 있다. 카메라는 전면 1백30만 화소, 후면 8백만 화소다.
디스플레이는 5인치 1280×720 화소이며 G3에 탑재된 레이저 오토포커스, 제스처샷 등 카메라 관련 편의기능은 그대로 살렸다. 화면을 두드려 잠금을 해제하는 노크코드와 지상파DMB도 이용할 수 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4.2(킷캣)이며 2천610mAh 배터리 두 개를 기본 제공한다. 색상은 메탈릭 블랙, 실크 화이트, 샤인 골드 등 3종류이며 출고가는 49만 9천4백원.
■금속 질감 낸 케이스 “그립감 양호”
국내 제조사가 플라스틱 연금술에 열을 올린다. 손으로 스마트폰을 잡았을 때 느껴지는 플라스틱 뒷 커버 질감 이야기다. 삼성전자가 특수 도료 코팅으로 가죽 질감을 낸다면 LG전자는 금속 질감을 내는데 주력한다. G3 비트 역시 플라스틱 커버에 가로줄무늬를 넣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광택이 나게 만들었다. 스마트폰 앞에서 모든 버튼을 몰아내고 후면 키를 넣은 것도 판박이다. 홈 버튼 등 안드로이드 키는 물리 버튼이 아니라 화면에 나타나는 소프트 키다.
스마트폰이 얇아지며 무게와 휴대성은 향상되지만 손으로 쥐었을 때 안정감이 사라진다는 것도 문제다. 손에 쥐었을 때 손바닥과 밀착되지 않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일부러 큰 케이스를 씌워 쓰는 경우도 많다. G3 비트는 본체 뒤가 반원(유선형)을 그리도록 만들어져 손에 잡았을 때 느낌도 나쁘지 않다.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적외선 센서나 사진 초점을 맞추는 레이저가 나가는 창도 똑같이 달았다. G3와 크기 이외에는 판박이라고 보면 된다.
■성능은 F70과 대동소이
G3 비트는 퀄컴 스냅드래곤 400 AP와 1GB 메모리를 달았다. G3가 스냅드래곤 801 AP와 3GB 메모리를 썼던 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보급형 제품이다. 전반적인 성능은 최근 LG전자 보급형 스마트폰인 F70과 유사하다. 안투투 벤치마크 결과 역시 1만7천680점으로 F70과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초기화를 마친 후 실제 쓸 수 있는 저장공간은 약 3GB인데 시스템 용도로 쓰이는 앱이 많다. 음악이나 동영상은 마이크로SD카드에 담아 즐기는 게 낫다. 인식 가능한 용량은 공식적으로 32GB지만 FAT32로 포맷된 64GB SDXC 카드도 정상적으로 읽고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원하는 통신망은 3G/광대역LTE다. 통신사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20MHz를 이용해 통신하므로 이론상 150Mbps 이상 쓸 수 있고 와이파이는 802.11n 규격으로 접속된다. 화면 해상도는 1280×720 화소인데 5인치에 풀HD(1920×1080 화소)를 넣은 넥서스5 등 다른 스마트폰 때문에 해상도가 떨어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보급형 스마트폰 중 삼성전자 갤럭시S4 미니처럼 qHD(960×540 화소) 디스플레이를 단 제품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평균 정도는 된다.
■초점잡는 속도는 보급형 스마트폰 중 최상급
G3 카메라가 G3 비트로 넘어오면서 몇 가지 기능이 제한된 것은 사실이다. 화소수가 1천3백만에서 8백만으로 줄었고 사진 촬영을 위한 다양한 모드도 사라졌다. 하지만 신속하게 초점을 잡는 레이저 오토포커스는 건재하다.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면 1초가 채 안되어 초점을 잡는다. 보급형 스마트폰 중 초점을 잡는 속도는 최상급이다. 하지만 센서 크기가 작아 확대해 보면 노이즈가 보이고 화질은 크게 만족스럽지 않다.
지상파DMB 기능도 들어갔는데 이어폰이 안테나 역할을 한다. 만약 여러 사람이 같은 화면을 봐야 한다면 이어폰은 안테나로 쓰고 스피커로 소리가 나게 만들 수 있다. Q리모트 기능은 국내외 TV와 셋톱박스를 제어할 수 있지만 F70과 마찬가지로 미리 들어 있는 제조사 중 하나를 선택해 쓸 수 있다. 화면을 두드려 잠금을 해제하는 노크코드는 게스트 모드를 따로 등록해 만들 수 있어 편리하다.
■결론 : 화질 보강한 보급형 스마트폰 “선택지 늘었다”
하드웨어 구성만 놓고 보면 G3 비트는 G3의 하위 기종이 아니라 오히려 저가 스마트폰인 F70의 후속작 정도로 여겨진다. 똑같은 AP를 썼기 때문에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정보량과 가독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5인치 HD 디스플레이와 레이저 오토포커스 기능을 단 8백만 화소 카메라가 달렸다. G3를 빼다 박은 디자인도 훨씬 보기 좋다. 제법 쓸만한 보급형 스마트폰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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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품에 제공되는 충전기 전류량이 0.85A에 불과해 충전 속도가 느리고 화면 밝기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조도센서가 빠졌다. 레이저 오토포커스로 초점을 잡는 속도는 빠르지만 사진 화질은 썩 뛰어나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주목할만한 것은 절묘한 출고가다. 법정 보조금인 27만원을 적용하면 할부원금은 23만원 선까지 떨어지는데 24개월 약정 기준 월 할부금이 만원 내외다. 가장 저렴한 LTE 34 요금제를 쓰면 요금할인을 통해 할부금이 4천원 내외로 떨어지며 LTE 44 요금제를 쓰는 순간 요금할인액이 월 할부금을 웃돈다. 심지어 온라인상에서 번호이동 조건으로 할부원금 5만원에 팔리기도 한다. 자급제 스마트폰은 성에 안 차고, QHD 해상도를 내세운 플래그십 모델은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