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를 둘러싼 불법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사고 발생 시 탑승자가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보험 적용이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우버 측은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기자가 법률 전문가를 포함해 여러 경로를 취재해본 결과 우버 택시를 이용하다 사고가 나면 탑승자에 대한 정상적인 보험 지급이 힘들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우버가 합법적인 사업자더라도 이와 계약한 기사 서비스 제공 업체와 개인들이 일정 부분 불법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불법이다” vs 우버 “합법이다”
우버는 모바일앱 기반 주문형 개인기사서비스다. 사용자가 해당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만 하면 콜택시처럼 우버 가맹 차량을 유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젊은층과 야간업소 중심으로 애용되고 있다.
우버에 대해 서울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유상운송 금지 등) 위반으로 우버 및 차량업체 모두가 불법이란 입장이다. 지난 4월에는 렌터카 업체에서 차량을 빌려 우버 앱을 통해 불법 영업을 한 운전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우버가 불법인 만큼 사고 발생 시 보험금도 당연히 지급받을 수 없다는 논리다.
우버 측 입장은 서울시와 다르다. 우버는 리무진 및 렌터카 업체와 고객들을 중간에서 알선해주는 기술 플랫폼일뿐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또 인·허가된 회사 및 기사들과 함께 일하고 있고 등록된 차량 모두 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험지급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금 지급 ‘키’, 우버 아닌 계약업체서 쥐고 있어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양측의 진실 게임,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을까.
일단 우버는 중개사업자여서 이번 논쟁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다. 보험금 지급 여부의 키는 우버와 계약된 렌터카 및 리무진 업체, 그리고 개인 운전자들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합법적으로 영업 한다면 보험금 지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 리무진 업체 제보에 따르면 현재 우버를 통해 영업을 하고 있는 상당수 운전자는 특정 렌터카 업체에서 차량을 빌려 영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를 내고 렌터카에서 차량을 빌리거나, ‘지입차’라고 해서 차량을 렌터카 업체로부터 매입한 뒤 우버와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하는 형태다. 지입차 운전자의 경우 겉으로 볼 때 특정 렌터카 업체 소속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개인이나 다름없다.
또 취재 결과 우버와 계약된 렌터카 업체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인 KT금호렌터카·AJ렌터카·SK스피드메이트렌터카와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중소 렌터카 또는 리무진 사업자들과 계약이 돼 있다는 뜻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일부 지입차 운전자들은 렌터카 차량을 매입할 때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모두 운전자 자신이 지겠다는 계약서까지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해당 렌터카 업체와 계약된 호텔·카지노 등에서 정규 영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받기 때문이다.
이들이 평일 주간에는 호텔에서 주말에는 카지노에서 영업을 하고, 야간에는 우버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 제보자의 증언이다. 영업 택시처럼 고정 비용을 매달 렌터카 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커 우버와 같은 추가 영업을 뛴다는 설명이다.
■렌터카·리무진·개인 운전자, 일반 승객 태우면 불법
문제는 또 있다. 합법적인 사업자 또는 개인이라 하더라도 일반 승객을 실어 나르는 행위 자체가 위법이기 때문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운전자 알선이 가능한 임차인의 범위)에는 자동차대여사업자는 ▲외국인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등록된 장애인 ▲65세 이상인 사람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자동차를 6개월 이상 장기간 임차하는 법인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동차임차인에게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어기는 영업은 보험금 지급 면책 사유에 해당한다. 자동차보험약관 제11항 제1호 제8호에는 “피보험자동차가 요금이나 대가를 목적으로 반복적으로 피보험자동차를 사용하거나 대여한 때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나와 있다.
보험사는 아무리 해당 업체 또는 운전자가 정상적으로 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사고 발생 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다. 특히나 자가용, 렌터카의 경우 영업용으로 보험가입이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얼마 전 호텔 렌터카의 불법 영업이 적발됐을 당시에도 영업용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렌터카가 다수 적발됐는데, 당시 경찰은 사고 발생 시 보험적용 면책사유를 속이고 보험금을 청구한 혐의까지 문제 삼았다.
법무법인 정언의 김치련 변호사는 “관련 면허 없이 운전한 기사도 위법이고, 이를 알고도 연결해줬다면 중개업자 역시 불법의 소지가 있다”면서 “렌터카나 또는 개인용 운전자의 경우 종합보험을 들었더라도 운수사용영업용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개인사업용으로 신고해놓고 승객을 태운 뒤 사고가 나면 이는 고지 의무 위반이다. 이에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전체적인 내용을 따져봤을 때 대체적으로 서울시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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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버 측으로부터 제휴 제안을 받았던 한 리무진 업체 대표는 “지입차 자체도 불법인데 이 기사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버도 계속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다”면서 “우버 운전을 하면 찻값이 빠진다는 걸 알고 지입차 기사들끼리 우버로 가자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누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얼마 전 인천공항 영종대교서 지입차가 사고를 일으켰는데 1천200만원 견적을 기사가 다 물어준 경우도 있었다”며 “우버 측은 렌터카 기사들에게 불법이 아니라고 믿고 따라오라고 하는데 이들이 실제적으로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렌터가 운수 사업자들은 불법이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