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회생 첫발 재고 60만대에 달렸다

"재고처리 위해 채권단 추가 자금지원 필요한 상황"

일반입력 :2014/07/25 18:24    수정: 2014/07/25 18:26

정현정 기자

팬택 채권단이 이동통신사의 채권 상환유예를 받아들여 새로운 정상화방안을 결의하기로 하면서 법정관리 위기에 몰렸던 팬택이 일단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이제 스마트폰 판매 정상화를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는게 급선무로 떠올랐다.

이통사들이 채무 상환유예라는 방식으로 팬택에 대한 지원에 나선 만큼 채권단도 일시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추가적인 자금 지원에 나서 활로를 열어주는 전향적인 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업계를 중심으로 힘을 얻고 있다.

팬택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5일 채권단 회의를 열고 이통사의 채권 상환유예 결정을 받아들여 다음주 전체회의에 수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팬택 워크아웃이 다음주 중 개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팬택 상거래 채권 상환을 2년 유예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법정관리 기로에 몰렸던 팬택이 이통사와 채권단의 결정으로 워크아웃을 지속할 수 있게 되면서 당장 스마트폰 판매 재개가 팬택 경영정상화를 위한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

팬택은 지난 6월 출자전환이 제안된 이후 이통사들에 제품을 한 대도 납품(셀인·Sell-in) 하지 못하면서 신규 매출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통사로부터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하다보니 현금보유고도 바닥을 보이고 협력업체들에 대금 지급도 줄줄이 미뤄지면서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통사들이 팬택이 채무상환 유예와 함께 제안한 최소 구매물량 보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당장 이통사들이 보유한 재고 처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이통3사가 보유한 팬택 스마트폰 재고 물량은 약 6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라도 소진이 돼야 신규 단말 공급을 재개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당장 팬택이 살 길을 찾으려면 물건을 팔아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현재 시장에 쌓인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이통사 보조금과 별개로 사업자의 판매장려금이 필요한데 현재 팬택의 자금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채권단에서 별도의 자금지원을 통해 팬택 마케팅 활동에 활로를 열어주는 것이 급선무 아니겠냐”고 말했다.

특히 이통사들이 기존 재고분에 대해 팬택이 지급해야할 판매장려금인 채권에 대해 2년 간 상환을 유예해준 만큼 채권단으로부터 신규 자금 지원이 이뤄진다면 팬택이 이통사에 빚을 갚는 대신에 협력업체에 물품대금을 지급하고 동시에 자체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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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채권단이 새롭게 마련하는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팬택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이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통사의 채무상환 유예 결정 이후 채권단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경영정상화 방안과는 별도로 팬택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이 논의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이통사들이 팬택 지원을 위해 채무상환 유예라는 결정을 내린 만큼 팬택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채권단도 팬택을 살리기 위해 좀 더 전향적인 고민을 해야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팬택이 경영정상화에 활로를 찾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