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기 생산주기 6개월 → 2개월로"

[인터뷰]마크 웨들링턴 래티스반도체 부사장

일반입력 :2014/07/25 15:30

정현정 기자

“기존 모바일 기기 생산과정은 아이디어 구상에서 필드테스트를 거쳐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기까지 최소 6개월이 걸렸지만 FPGA를 이용하면 오늘 생각한 아이디어를 1~2개월 안에 시장에 제품으로 선보일 수 있습니다. FPGA가 가진 타임투마켓(time-to-market·적시출시)의 강점은 향후 모바일과 웨어러블 시장에서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인 래티스반도체에서 글로벌영업을 총괄하는 마크 웨들링턴 부사장의 말이다. 래티스반도체는 자일링스와 알테라라는 두 양대산맥이 버티고 있는 FPGA 시장에서 모바일 FPGA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틈새 공략에 나서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업체다.

FPGA는 처음부터 생산업체가 용도를 정해 공급하는 특정용도표준제품(ASSP)이나 개발자가 용도를 정해 주문하는 주문형반도체(ASIC)와 달리 개발자가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를 뜻한다. 때문에 반도체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는 통신 기지국이나 중계기 등에 주로 탑재가 된다. ASIC 대비 단가가 비싸지만 다품종 소량 생산에 유리한 장점 때문에 ASIC을 대량 양산하기 이전 단계의 연구개발 용도로도 많이 사용된다.

래티스반도체도 기존 FPGA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유무선 네트워크 시스템을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었지만 지난 2012년 모바일 시장을 타겟으로 한 ‘iCE40’ 제품군을 소개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iCE40 시리즈는 ▲저전력 ▲저렴한 가격 ▲소형 패키지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웨어러블 등 모바일 시장에 진입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네트워크 시스템의 경우 유선으로 전기를 공급받기 때문에 전력소모가 크게 문제되지 않고 비용에도 크게 구애를 받지 않지만 이와 달리 모바일 기기는 배터리 수명이 중요하고 비용에도 민감합니다. 폼팩터가 점점 작아지면서 패키지 사이즈도 중요해졌죠. 또 모바일 제품 기능이 평이해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제품에 빠르게 접목하려면 타임투마켓이 필수적인데 여기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 FPGA입니다.”

특히 래티스반도체는 지난 2012년 4분기 ‘갤럭시노트2’를 시작으로 지난해 ‘갤럭시S4’와 ‘갤럭시카메라’, ‘기어2’ 등 삼성전자 제품에 탑재를 시작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S4’부터 추가된 만능 리모컨 애플리케이션인 ‘와치온’이 대표적으로 래티스반도체의 FPGA를 통해 구현된 기능이다.

지난해 매출은 3억3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19%가 뛰었다. 분기 기준으로도 다섯 분기 연속 매출이 성장 추세에 있다. 기존 FPGA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이 정체기에 빠진 것과 대비된다. 현재 전체 FPGA 시장 규모는 50억달러 수준에서 큰 변동 없이 움직이고 있다.

올해 전략 제품은 ‘iCE40 울트라’다.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S6 등 삼성전자 차기 제품에 탑재를 기대하고 있다. iCE40 울트라는 경쟁 솔루션 대비 30% 작은 사이즈와 5배 이상의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전력 소모는 기존의 75% 수준으로 감소시켜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 제품은 기존 마이크로컨트롤러(MCU) 기반의 센서허브를 통해 구현되던 만보계 기능을 자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고 오실레이터도 내장시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동작하지 않을 때도 스마트폰 사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했다. 생산비용 문제로 센서허브를 탑재하기 힘든 보급형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고객군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레노버, ZTE,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목표다.

이와 함께 개화하기 시작하는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또다른 기회를 찾고 있다. 특히 경쟁속도가 빨라지는 웨어러블 시장에서 각 업체가 자신들만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타임투마켓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아직 웨어러블 시장에는 확실한 강자가 없는 상태로 누가 먼저 좋은 아이디어로 빨리 제품을 시장에 내놓느냐가 향후 성장 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번 기능이 확정되면 수정이 불가능한 ASIC과 달리 필드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빠르게 수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때문에 웨어러블 시장에서 기존 ASIC이 아닌 FPGA가 더 큰 가능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소형 패키지와 저전력의 장점을 살려서 스마트워치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입니다.”

마크 웨들링턴 부사장은 자일링스 아메리카 담당 FPGA 세일즈 부사장, 엔비디아 글로벌미디어커뮤니케이션프로세서(MCP) 담당 부사장, AMCC 글로벌 영업총괄 부사장, LSI로직 글로벌 반도체 세일즈 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2월 래티스반도체에 합류해 글로벌 영업전략을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