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불편법 가입자 모집행위를 막고 이용자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목적의 ‘이동전화 파파라치 신고센터(폰파라치)’가 통신사들이 영세 대리점과 판매점에 벌금을 매기는 도구로 전락했다.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통신사들이 경쟁사에 전가하기 위해 영세한 판매업자를 이용하는데 폰파라치가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이 파파라치 신고를 받은 판매점에 자체 패널티를 명목으로 벌금을 매기고, 경쟁사의 불법 판매 행위를 역으로 신고할 경우 벌금을 차감하는 등의 행위로 물의를 빚고 있다.
폰파라치에 적발된 영세 판매점주들은 위탁 판매 계약을 맺은 통신사 등 상위 유통단에 1천만원 이상의 벌금을 물고 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불법 보조금 등 부당영업에 대한 제재는 이통3사만 받고 있지만, 통신사들이 자체적으로 유통망에 제재 기준을 마련한 셈이다.
문제는 벌금을 물게 된 판매점주들이 만회하기 위해 또 다른 판매점을 적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사의 위법 행위를 적발하면 벌금을 깎아주기 때문이다.본지가 입수한 한 통신사의 자체 유통만 패널티 기준에 따르면, 27만원을 초과하는 보조금을 지급해 폰파라치에 적발될 경우 1건당 1천만원의 벌금을 판매점에 물린다. 이 벌금을 덜 내기 위해서 경쟁사의 위법판매를 최대 3건까지 적발하고 신고하면 800만원까지 깎아준다.
예컨대 한 판매점이 폰파라치에 3건이 적발되면 이 판매점주는 자신의 장사를 포기하고 경쟁사의 위법행위를 9건을 찾기 위해 애를 쓰게 된다. 이렇게 폰파라치에 걸린 또 다른 판매점주는 같은 행위를 반복하게 된다. 이통3사가 모두 이같은 패널티 기준을 마련해 운영하기 때문이다.
즉, 통신 사업자들이 타사의 위법행위를 늘리기 위해 폰파라치 제도를 악용해 영세 판매점들을 꼬리물기 식의 벌금 매기기와 깎기에 몰아갔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4~5월에 있었던 영업정지가 끝나고 이 사태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면서 “통신사들이 자신의 위법행위보다 경쟁사가 더 많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영세한 판매점들의 목을 졸라맨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건돌리기처럼 영세 판매점들은 서로에게 벌금이 돌아가고 있고, 결국 누군가는 벌금에 못 이겨 파산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관련기사
- 보조금 난리에 하룻밤 30만명 정보 팔렸다2014.06.27
- 야간 온라인 휴대폰 판매, 방통위 눈뜬장님?2014.06.27
- 올빼미 장사 부추기는 이통사2014.06.27
- “폰파라치, 6월부터 모든 휴대폰 유통점까지”2014.06.27
폰파라치 제도가 이같이 쓰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 제도 자체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폰파라치 신고센터에 대한 재산권 강제 차감 법적 근거에 대해 정부와 통신사들이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