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 낮춰라” vs “보조금 올려라”

단통법 대비 보조금 해법…통신사↔삼성 의견 갈려

일반입력 :2014/06/24 17:20    수정: 2014/06/24 19:19

휴대폰 보조금을 두고 대표적인 국내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현행 27만원보다 상향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동통신사들은 보조금 상한액을 올리기보다 단말기의 출고가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단말기 보조금 상한 정책방안 토론회’를 열고 보조금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학계와 시민단체와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에 따라 적정 수준의 보조금 상한액 정책을 고민하고 있으나 이통사와 제조사의 의견이 크게 다르고, 제조사 내에서도 시장 점유율과 영향력에 따라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통사와 삼성전자의 입장이 정반대로 나뉜 점이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출고가 비례 방식으로 상한 올려야

토론회에서 삼성전자는 지원금 상한액 산정 방식에 대해 현행보다 높아지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정구 삼성전자 팀장은 “상한액은 27만원보다 상향되어야 한다”며 “피처폰 당시에 정해진 상한액으로는 출고가가 오른 스마트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보조금 상한액은 확대되야 한다는 것. 보조금을 정하는 방식은 출고가에 비례하게 증감해야 한다는 방식을 지지했다.

즉 현행 정액제보다 정률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정률제는 단말기 출고가에 일정 비율을 보조금 한도로 정하는 방식으로, 예컨대 40%라고 정하면 90만원의 스마트폰은 36만원의 보조금까지 지급할 수 있게 된다.

김정구 팀장은 “(보조금 상한액을 지금보다 늘리고) 출고가에 비례해서 결정해야 이용자 부담이 비례하고 실질적 혜택이 증가하면서 형평성도 맞다”고 말했다.

■통신사, 보조금 올리는 대신 출고가 낮춰야

삼성전자와 달리 이통3사는 보조금 한도를 올리자는 의견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보조금 상한액이 오르게 되면 시장에서 과열 경쟁이 일어나게 되고, 지나치게 값이 오른 단말기 출고가의 인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은 “단통법은 보조금 차별을 근절하고 단말기의 출고가 거품을 걷어내는 것이 취지라고 생각한다”면서 보조금 상한 상향 주장은 옳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서기홍 KT 팀장 역시 “보조금이 축소되면 단말기 출고가 인하가 가능하다”며 “보조금 상한이 높을수록 이용자 차별도 많아진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자 후생보다는 자사 이익만 대변”

통신사의 주장대로 보조금 상한액이 오르게 되면, 실제 소비자 입장에서 보조금을 더욱 많이 받아 단말기 구입 부담을 낮춰 높은 출고가를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단말기의 적정한 출고가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단말기 값이 낮아지면 적은 보조금으로도 소비자들이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통신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여 이익을 늘리려 한다는 비판 의견을 피하기 어렵다.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앞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보조금을 줄여 획득한 이득이 소비자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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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판매점과 대리점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의 박선오 이사는 “통신사들이 보조금 지출 감소를 통해 얻는 이익으로 통신요금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보조금 지출이 줄어서 이익이 늘어도 통신사들은 그간 요금을 인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입장에 따라 보조금 상한을 늘리자는 것 역시 소비자 입장에서 고운 시선을 보내기 어렵다. 당장 높은 보조금으로 휴대폰 구입 당시 부담을 줄일 수는 있지만 출고가 인하 의지는 없다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