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메이드인코리아' 제습기로 해외 노크

창원공장서 100% 생산…亞 시장 진출 드라이브

일반입력 :2014/06/19 18:24

정현정 기자

<창원=정현정 기자>“사용성이나 제품을 처음 만졌을 때 확실히 어디서 만들었는지 차이가 나죠. ‘메이드인코리아’냐 아니냐는 시장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오정원 RAC사업담당 상무)

“중동이나 중남미에서는 ‘메인드인코리아’가 붙으면 무조건 가격을 10% 더 받습니다. 경쟁 제품들이 다 중국산이기 때문이죠.” (진심원 LG전자 RAC연구담당 상무)

LG전자의 가정용에어컨디셔닝(RAC) 사업을 책임지는 임원들의 자신감이다. 18일 LG전자 AE사업본부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창원 2공장에서 만난 오정원 상무와 진심원 상무는 LG전자 제습기의 1등 경쟁력으로 100% 국내 생산 시스템을 꼽았다.

LG전자 제습기는 경남 창원에 위치한 창원 2공장에서 전량이 생산된다. 해외에 8군데 생산라인을 가지고 있는 에어컨과 달리 제습기는 1986년 최초 제품 생산부터 현재까지 국내 생산을 고수하고 있다. 제습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컴프레서 역시 100% 이곳 창원 공장에서 생산돼 공급된다.

제습기는 에어컨의 실내기와 실외기를 결합한 제품으로 생산공정이 더 까다롭고 에어컨 대비 제품 부피도 작아 더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부품 수급과 숙련된 작업자들이 필수적이다.

오정원 상무는 “이곳 창원에서 몇 십 년 간 거래했던 업체들과 쌓은 동반자 관계와 노하우를 해외에서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면서 “라인 작업자들도 숙련공들이 많기 때문에 두 세 번 지시할 필요가 없지만 해외의 경우 똑같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공을 들여야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LG전자 제습기는 지난 2007년부터 7년 연속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한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을 동시 공략한 결과다. 올해 LG전자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등 해외 시장 진출 확대에 공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제습기에도 에어컨 브랜드인 ‘휘센’을 달고 지난 30년 동안 에어컨에 적용된 인버터 기술도 제습기 제품까지 확대 적용했다. 또 역대 최다인 4종의 신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CAPA)도 전년 대비 60%나 늘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아시아의 경우 홍콩과 대만, 중국 남부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올해와 내년 마켓테스트를 거쳐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보다 한 발 앞서 해외 시장에 진출한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이 관건이다.

에어컨의 경우 이미 해외 성공 사례들이 있다. 지역특화 정책인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가 차별화 포인트다. LG전자 에어컨의 경우 특히 중동과 중남미에서 인기가 높다. 올해 대표 모델인 ‘휘센 손흥민’ 에어컨과 ‘휘센 칼라하리’ 제습기를 생산하는 공장인 창원 2공장 A2동 1층에는 대표 글로벌향 제품들이 모두 전시돼있다.

예를 들어 에어컨을 24시간 틀고 사는 동남아의 경우 여성들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LG전자가 동남아에 출시한 ‘스킨케어’ 에어컨은 이오나이저를 강력하게 쏴줘 공기 중에 수분과 결합해 보습효과를 낼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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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이 높은 집이 많은 인도 시장을 겨냥한 모델은 위에서 수직 형태로 바람을 쏴주는 형태로 디자인 했다. 또 날씨가 더운 만큼 냉방 속도도 기존보다 28% 높였다. 모기퇴치 기능을 탑재한 에어컨도 아프리카 주변국과 인도에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인도에서 대박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진심원 상무는 “에어컨의 경우 스마트폰처럼 하나의 상품으로 전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 나라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전기가 부족해서 에어컨이 잘 꺼지는 지역, 모래가 많아서 실외기가 막히는 지역, 바닷바람이 많이 불어 녹이 많이 스는 지역 등 특성을 고려해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