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한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키로 함에 따라 통합법인 다음카카오가 내놓을 차기 서비스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방송업계는 모바일 앱을 통한 방송서비스 등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과 카카오의 영상 콘텐츠 수급력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이용자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TV 서비스가 등장하면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TV 시장 성장세 ‘주목’, 카카오도 편승할까
모바일TV 시장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동통신사가 서비스 중인 모바일 IPTV 가입자도 꾸준하게 늘고 있고, 케이블TV 방송 사업자들이 내놓은 N스크린 서비스도 이용자 증가세를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도 ‘푹(Pooq)’이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손바닥 안에서 TV를 보는 시청 행태가 낯선 것도 아니다. 국내에선 DMB 서비스가 휴대폰의 기본 조건 사양으로 꼽히기도 했다. 여기에 이통3사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에 전파를 이용하는 DMB 외에도 모바일IPTV, N스크린 서비스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PC 온라인 환경과 모바일 앱으로 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지난 런던 올림픽을 기점으로 모바일 TV 시청자 비중이 PC 온라인 이용자를 앞질렀다.
각종 콘텐츠로 플랫폼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카카오가 충분히 뛰어들만한 시장이란 설명이다.
일단 카카오나 다음 모두 통합법인 출범 이후에 내놓을 서비스나 사업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잡힌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관 업계에서는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의 등장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N스크린 서비스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뉴미디어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곧바로 철수할만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는 없기 때문에 대중력을 갖추면서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만한 수준은 갖춰야 할 것”이라며 “다음의 TV 사업 인력과 카카오의 전담 인력이 어떻게 조화될 것인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다음TV + 카카오 모바일 앱, 이용자 확보는 청신호
다음은 그간 다음TV 합작법인 설립으로 스마트TV 시장에 진출했고, 다음TV팟이나 다음클라우드서비스, 셋톱박스 방식의 다음TV플러스 사업들을 벌여왔다. 주목할만한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영상 콘텐츠 사업 노하우를 쌓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러한 사업이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을 타게 될 경우,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의 이용자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국내 92%의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톡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카카오 게임하기’가 확 키워놓은 것에 비교할 수 있다. ‘for Kakao’의 꼬릿말을 단 게임 앱들이 기존 게임 이용자 층을 넘어 중장년층까지 끌어들였고, ‘국민게임’이란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또 세계적인 SNS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카카오스토리’ 역시 카카오톡의 이용자 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도 있다.
방송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카카오가 다음의 콘텐츠 수급력으로 모바일 TV 시장에 뛰어든다면 게임 서비스에서 보여줬던 푸시 알람 등으로도 이용자를 모으기에는 충분한 힘이 있다”면서 “다만, 미디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어떤 방식의 유료 과금을 정착시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냐가 더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모바일 소셜TV, 어떤 모습으로 나와야 할까
카카오가 방송 서비스를 하는 것 자체가 큰 틀에서 아주 새롭지는 않다. 비슷한 사례를 CJ헬로비전의 ‘티빙’과 SK플래닛의 ‘틱톡플러스’의 협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3월 CJ헬로비전과 SK플래닛의 미국법인 자회사 틱톡플래닛은 제휴를 맺고 틱톡플러스를 통해 티빙의 최신 인기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했다. 동영상을 보면서 메신저 이용을 동시에 하는 소셜TV 사례가 이미 등장했다는 뜻이다.
물론 이 모델을 그대로 따라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기존 시장을 변화시킬만한 방식으로 등장해야 단순히 신규 서비스 출시를 넘어서 기존의 모바일 플랫폼 강화에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산업적인 측면과 함께 규제적인 측면도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방송 서비스는 다른 여러 서비스 산업과 달리 여론을 조성하는 힘을 가지고 있고, 일정 수준 이상의 공공성을 갖춰야 하는 특수 분야다. 이 때문에 유독 방송에는 여러 규제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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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TV 역시 관리 감독이 필요한 시장이다. 아직 관련 법규나 규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하루 빨리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한다는게 방송 관련 정부 기관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스마트 미디어와 관련한 연구반을 운영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모바일TV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 시장에도 적정 수준의 규제가 하루 빨리 갖춰줘야 한다”며 “단순히 산업을 규제하려는 이유를 떠나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는 사업자들이 산업을 진흥시킬 수 있도록 조기에 규정 틀을 만들어 예측 가능성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