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간 영업정지 끝, 보조금 전쟁 재발할까

가격인하, 서비스 강화속 불씨 잠복

일반입력 :2014/05/18 13:28    수정: 2014/05/19 07:16

단독 영업중인 KT를 비롯해 이통3사가 20일부터 동시 영업에 들어간다. 사업자별 45일간 영업정지가 모두 끝나고 LG유플러스는 19일부터, SK텔레콤이 20일부터 영업을 재개하는 것.

이통3사는 미래창조과학부 사업정지 기간 동안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 단말기 출고가 인하 전략을 펼쳐왔다. 단독 영업중에 보조금을 늘려 가입자를 빼앗기 보다는 서비스 경쟁 체제를 구축해 왔다.

이와 동시에 직영점과 대리점, 판매점 등 유통망을 재정비하면서 영업정지 기간 이후 통신 서비스 판매를 위한 준비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기간 국회에서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통과되면서 시장의 판이 기존과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련 법안이 시행되는 10월 전까지 이통사의 가입자 유치 전략이 주목된다.■단말기 출고가 인하 전략, 계속 될까

이통사 영업정지 기간 동안 가장 먼저 출고가 인하 전략을 선보인 사업자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자사 단독 출시 모델인 LG Gx의 출고가를 인하했다. 이후 팬택 베가시크릿업 출고가 인하가 이뤄졌으나 제조사와 충분한 협의를 마치지 못하면서 잡음을 내기도 했다.

출고가 인하를 통해 가입자 유치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업자는 KT다. KT는 갤럭시S4미니, 옵티머스GK, 아이폰5 등의 기존 단말기 가격을 확 낮추면서 단독 영업기간 경쟁사 대비 2배 가까이 많은 가입자를 끌어왔다.

영업정지 기간 동안 일 평균 가입자 수를 따져보면, KT는 일평균 1만1천명 가량을 유치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하루 평균 6천여명, 8천여명의 가입자를 신규로 확보했다.

이통3사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가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라는 점을 확인한 만큼, 이같은 전략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SK텔레콤은 이달 초 출고가를 인하한 팬택 베가시크릿업에 이어 8개 단말기의 출고가를 낮추기 위해 제조사와 막편 협상을 진행 중이다. 본지 16일 보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단독 출시 모델은 물론 이통3사 공동 출시 단말기의 출고가격도 낮출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출고가 인하 계획을 밝혔다. LG Gx, LG G2, LG G프로와 삼성 갤럭시S4 LTE-A, 갤럭시메가, 팬택 베가아이언 등 총 9종의 기존 출시 단말기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살포가 쉽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출고가 인하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시장이 과열을 겪은 후 쿨다운된 상황에서 재고 단말기 처리로 제조사와 한뜻을 모은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통3사, 서비스 경쟁도 가속화

출고가 인하를 통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마케팅 전략과 함께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영업정지 기간 동안 일기 시작한 움직임으로 이통3사는 각자 차별적인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틀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SK텔레콤은 가족 결합형 요금할인 프로그램 ‘착한 가족할인’ 프로모션을 발표했다. 10월말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모션은 신규 가입, 기기변경, 약정 만료 후 재약정 고객이 SK텔레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가족과 회선을 결합하면 요금제와 결합 회선 수에 따라 24개월간 휴대전화 요금을 할인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최대 5명의 가족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결합할 수 있으며 이용 요금제에 따라 연간 최대 30만원을 절약할 수 있게 했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IPTV 서비스인 U+HDTV의 이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을 강화했다. 또 콘텐츠 역시 대폭 확대해 최대 가입자를 가진 모바일TV 강점을 내세웠다.

또 올인원 가전 홈보이도 유아용 EBS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키로 하고 초등생을 위한 놀이 기능을 추가한다. 이 외에도 주요 상품 홍보와 각종 이벤트 등 프로모션을 적극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사업자와 달리 현재 영업중인 KT는 단말 할부금과 약정기간을 축소할 수 있는 ‘스펀지 플랜’으로 가입자 유치를 꾸준히 이끌어 가겠다는 전략이다.■보조금 전쟁, 재발할까

출고가 인하 및 본원적 서비스 경쟁에도 보조금 투입을 통한 마케팅이 과열될 지는 미지수다. 당장 업계는 규제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쉬이 가입자 확보 비용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통위의 경우 19일 불법 단말기 보조금에 대응방안을 내놓고 감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한 사업자가 치고 나가면 언제는 보조금에 따른 시장 과열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월 시행되는 단통법에 따라 번호이동 신규가입자는 물론 기기변경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게 되면서 이통 시장의 점유율이 고착화될 수 있다. 그간 번호이동 가입자에 따라 가입자가 움직였지만 이같은 틀이 무너지게 된다. 이에 따라 남은 4개월여 기간 동안 조그이라도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이통사 모두 애를 쓸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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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간 사업정지로 대리점과 판매점의 피해가 극심했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유통 현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예상이 나오면서 정부는 시장 감시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이전에 불법적인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내릴 것”이라며 “사업자들의 시장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정부 의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