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는 '훨훨' 부품 계열사는 '박박'

폰 선전했는데 디스플레이·SDI·전기 실적 부진

일반입력 :2014/04/29 17:44    수정: 2014/04/30 08:17

정현정 기자

삼성과 LG그룹 계열사 등 대형 전자업체의 1분기 실적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삼성전자 IM사업부문과 삼성 부품계열사의 수익성이 엇갈려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가 29일 발표한 지난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 IM사업부 영업이익은 6조4천3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지난 분기 스마트폰 판매량도 다시 끌어올리며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5%에 달하는 실적을 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실적 부진에 따른 재고조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악화됐던 부품계열사들의 지난 1분기 실적 개선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력 부품 협력사들은 지난 분기 실적이 시장전망을 밑돌면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부 부품계열사는 전분기 대비 실적이 호전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4분기 반영된 특별상여금 등 일회성 비용을 감안하고 보면 시장 기대와 비교해서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난 1분기 말 출시된 신제품 갤럭시S5 출시 효과도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를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는 부품 계열사들이 완제품을 생산하는 IM사업부 이익을 보전해주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삼성 부품계열사의 수익성이 그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IM부문과는 달리 갤럭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대부분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데 이어 지난 분기에는 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 역시 비수기 패널 수요 감소와 판가 하락의 영향으로 6% 감소했다.

1분기 비수기 영향으로 TV용 패널 평균판매단가(ASP) 가격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동안 수익성을 방어해주던 중소형 패널 부문 수익성도 악화되면서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사업부의 사실상 단일 고객으로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에서 얻는 마진율은 20% 이상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다.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 LCD 사업부문에서는 지난 분기 2천억 정도 적자가 발생했고 OLED 사업부는 1천억원 초반의 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며 “지난해 3분기까지 OLED 부문 이익률이 20%가 넘었지만 4분기 10% 초반으로 떨어진 후 지난 분기에는 4~5%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등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51억원으로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당초 시장 전망치였던 300억원 흑자에는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카메라모듈, 메인보드용 기판, 와이파이 모듈 등 주요 제품의 매출이 증가하고 ESL, EMC, 솔루션 MLCC 등 신규제품의 판매가 확대됐지만 기대했던 갤럭시S5 출시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탓이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는 1분기 매출액이 1조1천3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하락하고 영업손실은 389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이는 시장전망치였던 영업손실 29억원 대비 부진한 수치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도 17% 확대됐다.

모바일 기기용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소형전지 부문의 경우 갤럭시S5용 신규 물량과 중국 스마트폰용 제품 판매가 크게 증가하면서 매출이 전분기 대비 3.2% 개선됐지만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갤럭시S5 출시 효과는 2분기에나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SDI와 삼성전기 모두 1분기 실적이 시장전망을 밑돌았고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 급락의 여파가 1분기까지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전자 IM사업부 실적이 시장 전망보다 좋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완제품 이익을 보전해주기 위해서 부품 계열사들이 다소 희생을 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부품계열사들은 모두 갤럭시S5 출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2분기 이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사업부 이익률 회복이 관건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그동안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주로 채택됐던 OLED가 갤럭시노트3 네오나 갤럭시S4 미니 등 보급형 제품과 태블릿까지 확대되고 기어핏 등 플렉서블 응용제품 출시도 확대되면서 2분기 이후에는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도 2분기 갤럭시S5 효과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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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5 카메라모듈이 1600만화소로 진화한 가운데 파워인덕터와, 인몰드 안테나, RF 부품 등이 새로 채택되고 연성 PCB와 리지드 플렉스 기판 채용량이 늘어나면서 갤럭시S5 출하량이 감소해도 삼성전기 매출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는 2분기 갤럭시S5 본격 양산과 삼성전자 신규 태블릿 출시로 2차전지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소형전지 부문 매출액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