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용 게이밍 마우스…매크로 기능 ‘강력’

기가바이트 M6980X 리뷰

일반입력 :2014/04/28 13:26

권봉석

게임을 주로 즐기면서 버튼을 무수히 눌러댔거나, 게임이 안 풀린 나머지 홧김에 마우스를 집어 던지다 보면 처음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상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한 시간에 한두 번이던 것이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심해져 몇 번 두드려도 클릭이 안된다거나, 화면 이쪽에서 저쪽으로 순간이동하는 등 속을 썩인다.

산지 얼마 안된 마우스라면 수리나 교체를 받으면 되지만, 보증기간이 지나버린 마우스는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을 수 밖에 없다. 단순히 버튼이 두 개 달린 마우스만 보다가 막상 게임용 마우스를 장만하려 하면 버튼이 여러개 달린 마우스가 눈을 어지럽힌다.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자신이 없다면 버튼이 최대한 적게 달리고 게임이 아닌 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좋다. 기가바이트 M6980X(이하 M6980X)는 비교적 부담없는 비용을 들여 도전하기 좋은 게임용 마우스다.

오른손에 잘 잡히는 무난한 디자인

M6980X는 오른손잡이용이며 성인 남성이 한 손으로 잡기 좋게 만들었다. 손바닥과 손가락이 맞닿는 윗부분은 잘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무 질감 코팅을 했고 엄지·약지쪽에는 합성 고무를 덧댔다. 검지·중지가 놓이는 쪽은 유선형으로 만들어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놓인다. 케이블 길이는 1.8미터로 데스크톱PC 뒤에 연결해도 넉넉하지만 노트북에 연결할때는 거추장스럽다.

조작 가능한 버튼은 왼쪽·오른쪽 버튼, 휠에 부착된 중간 버튼, DPI 변환 버튼과 매크로 전환 버튼, 엄지쪽 버튼 두 개 등 총 일곱 개다. 이 중 DPI 변환 버튼과 매크로 전환 버튼을 제외한 버튼은 동작을 바꾸거나 매크로를 지정할 수 있다. 스크롤 휠은 위아래로 움직이는 이외에 좌우 틸트 기능을 갖춰 좌우로 긴 사진이나 스프레드시트를 편집할 때도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상태표시등은 DPI 변환 버튼과 매크로 전환 버튼을 감싸고 총 세 개 달려 있다. 불이 들어온 표시등 갯수로는 현재 설정된 마우스 DPI 상태를, 표시등 색상은 매크로 설정마다 주어진 고유색을 보여준다. 하지만 게임에 열중한 상태에서 눈을 돌려 현재 상태를 알아보기도 쉽지 않다.

버튼마다 다른 기능 설정 가능해

M6980X 역시 여느 마우스처럼 꽂으면 드라이버 없이 바로 쓸 수 있다. 버튼이 더 달린 것 이외에 쓰는 법이 특이한 것도 아니다. 감도(DPI)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매크로 기능을 쓰려면 기가바이트 웹사이트에서 전용프로그램 ‘고스트 엔진’을 받아 설치해야 한다. 마우스 안에 저장된 메모리를 직접 읽고 써야 하는 특성상 각 모델마다 호환되는 프로그램이 따로 있으며 윈도 운영체제만 지원한다.

고스트 엔진 설정 화면은 총 세 개인데 첫 번째 화면에서는 각 마우스 버튼마다 주어진 기능을 바꿀 수 있다. 단순 클릭 뿐만 아니라 각종 프로그램 실행, 매크로를 버튼마다 다르게 설정 가능하며 휠을 스크롤하거나 좌우로 미는 동작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버튼을 눌렀을 때 키보드처럼 작동하려면 먼저 매크로 기능을 이용해 키보드를 등록한 다음 작동하게 해야 한다. 키를 한 번 누르든, 혹은 여러번 누르든 마찬가지다.

이렇게 각 버튼에 기능을 배정하면 관련 설정이 마우스 본체에 저장된다. 기록된 내용은 PC에서 빼거나 다른 PC에 꽂았을 때도 그대로 유지되며 따로 드라이버나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윈도 운영체제에서 설정한 내용이 그대로 OS X에서도 작동한다. 버튼 설정은 총 세 개까지 저장할 수 있고 매크로 전환 버튼을 누를 때마다 다른 설정이 돌아가며 적용된다. 설정을 바꾸면 LED 표시등 색이 달라지는데 미리 지정된 여덞 가지 색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설정한 내용은 따로 백업할 수 있지만 윈도 8.1에서는 백업 도중 프로그램이 여러번 멈추는 등 불안정했다.

매크로 설정 복잡한 것이 흠

제품의 백미인 매크로 기능은 버튼을 누를 때 한 번 실행, 버튼을 누르고 있는동안 지속 실행, 한 번 누르면 같은 동작을 반복해서 실행 중 한 가지 방식으로 작동한다. 왼쪽 매크로 편집창에서 작동 방식을 선택한 다음 기록(Record) 버튼을 눌러 원하는 키보드·마우스 동작을 기록하면 된다. 키 눌림, 마우스 버튼 눌림과 함께 스크롤 동작까지 지정할 수 있고 누르는 타이밍이나 간격이 중요할 경우에는 시간까지 기록하며 버튼 설정은 최대 45개까지 기록한다.

기록된 매크로를 편집한 후 마우스로 저장하려면 왼쪽 창의 내용을 끌어서 오른쪽 창의 ‘empty’라고 표시된 쪽으로 옮겨주면 된다. 화면에 화살표 두 개(←/→)가 표시되어 있지만 장식일 뿐 눌러도 작동하지 않는다. 매크로 기록이나 재현 기능은 우수하지만 인터페이스는 매우 불편하다. 보다 쓰기 쉽도록 다듬을 필요가 있다.

감도 조절 기능은 가장 마지막에 있다. 가로·세로 감도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고 움직임을 마우스가 감지해 PC에 알려주는 빈도도 총 네 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스크롤 휠의 가로·세로 스크롤 속도까지 지정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쓰이고 세밀한 조정이 필요한 감도 조절 기능을 왜 설정 프로그램의 맨 마지막 섹션에 넣어 두었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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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6980X는 마우스 기본 기능인 포인터 이동과 클릭에 충실하고 매크로를 전용 프로그램이 아닌 마우스 본체에 내장해 어느 컴퓨터에 꽂아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여러 키 조합을 기록하는 기능은 웹브라우저 새 탭 열기/탭 닫기, 혹은 오피스 프로그램에서 전체 선택/찾기 등 게임 이외 기능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매크로 전환 기능을 이용하면 업무용 설정 한 벌, 게임용 설정 두 벌 등 여러 설정을 바꿔가며 쓸 수 있다.

하지만 오른 엄지쪽 버튼이 엄지가 놓이는 위치보다 너무 위에 있어 게임에 열중하다 보면 의식적으로 손가락을 움직여 누르기 쉽지 않다. 전용 설정 프로그램 ‘고스트 엔진’은 여러 기능을 세밀하게 지정할 수 있지만 디자인이나 사용방법, 인터페이스가 너무 복잡하고 한 눈에 안 들어온다. 마우스 기능보다는 관련 소프트웨어에 더 고쳐야 할 점이 많다. 가격은 3만원 대 후반으로 게임용 마우스 중에서는 싼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