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장밋빛 전망보다 합리적 설득 원해"

시머벤처스 대표 데이비드 시머 인터뷰

일반입력 :2014/04/25 07:57    수정: 2014/04/25 07:57

조무현, 임유경 기자

벤처캐피탈(VC) 투자 받기 너무 어려운 거 아니냐고요? 실제 사업을 하다 보면 훨씬 어려운 일이 많이 있습니다. VC 문턱도 못 넘는 다면 사업을 지속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이 서비스를 개발하고 어느 정도 고객층을 확보한 후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바로 투자유치다. 전세계 쟁쟁한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에 VC가 왜 자신들에게 투자해야 하는지 설득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24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4키플랫폼'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가한 시머벤처스 설립자 겸 대표인 데이비드 시머는 1년에 받는 제안서가 1만 건이고 이중 투자를 고려하는 대상은 2천건 정도다. 이중 약 30 곳 정도에만 실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만개 스타트업 중 30곳이면 단 0.3%만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는 말이다.

그는 1년에 보통 1만개의 제안서를 받아 보면 낙관적인 전망만을 가지고 투자를 요청하는 스타트업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프리젠테이션을 받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몇 년 안에 얼마나 성장할 거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VC가 보고 싶은 건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설득이다라고 그는 덧붙여 설명했다.

VC의 평가기준을 넘기 힘든 장벽으로 볼 것이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VC한테 관심을 못 받을 정보면 스타트업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사업하는 건 더 힘들 기 때문에 이 정도 평가 기준은 최소한 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타트업들에게 열정을 보여 줄 것을 주문했다. 시머는 '당신이 안 읽을 줄 알지만 메일을 보냅니다'라고 시작하는 메일은 정말 읽지 않는다. 어떤 연결고리를 찾아서라도 지인에 지인을 통해 접촉해 오면 더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된다. 이런 식의 접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니 진솔한 열정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머벤처스는 남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투자회사로 주로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 38개 회사에 투자했고 그 중 60%는 미국업체고 25%정도는 아시아 스타트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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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국 업체에 직접 투자한 적은 없지만 최근 들어 한국 스타트업들도 눈 여겨 보고 있다. 그는 시머벤처스가 실리콘밸리 한국계 VC인 스트롱벤처스에 투자했는데 이들이 한국 비트코인 스타트업인 코빗에 투자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한국 스타트업들에게는 특히 글로벌 시장을 고려해 사업을 시작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인구가 아주 작기 때문에 대부분 스타트업들이 해외 시장을 바라보고 시작한다. 한국 같은 경우 국민이 5천만이고 소득수준도 높기 때문에 내수 시장이 어느 정도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2~3년 안에는 글로벌 서비스 진출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