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는 그동안 집안 이곳 저곳에 달려있는 널리 소비되는 전자기기였지만 전자업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가정 내 필수용품이기는 하지만 에디슨이 발명한 뒤 130여년이 지난만큼 신규로 마케팅을 하기에는 역사도 오래됐고 가격도 타 전자기기에 비해 낮은 못한 탓이다.
최근 전구 시장이 달라졌다. 스마트 전구가 뜨면서다.
사물인터넷(IoT) 바람을 타고 스마트홈 솔루션에서 필수 요소로 꼽히면서 전자 업계가 전구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업체가 조명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는 사이 국내 업체의 추격도 거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전자 등이 전구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전구에 통신 기능을 접목한 스마트전구가 IoT 시대 화두로 부상하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가전업계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그 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 업계는 조명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외산이나 중견·중소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데다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사물인터넷이 화두가 되고 스마트홈 솔루션에 집중하면서 조명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특히 LED 조명 사업이 기대만큼 커지지 못하고 저가형 중국산 제품에 추격 당하는 상황에서 유무선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 전구가 차별화 요소로 떠올랐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들 제품의 공통적인 특징은 스마트폰에 설치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원이나 밝기를 조절할 수 있고 설정한 시간이 되면 불이 들어오는 알람 기능이나 분위기에 따라 조명의 상태를 바꿀 수 있는 점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블루투스로 제어 가능한 ‘삼성 스마트 전구’를 최근 선보였다. 기존에 한 번에 하나의 전구만 제어하던 것에서 최대 64개 전구를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또 2천700K부터 6천500K까지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 전구를 기존 형광등용 슬롯에 곧바로 설치할 수 있는 '전자/자기식 동시호환형 L-Tube 제품'을 선보여 조명 교체에 따른 부담도 줄였다.LG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전구를 상용화했다. 전용 앱을 이용해 일정한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기능을 제공해 집을 비웠을 때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보안 기능이나 아침 시간 알람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에서 재생 중인 음악에 맞춰 조절도 가능해 파티 분위기 연출도 지원한다.
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4에서 선보인 홈챗 기능도 적용된다. 네이버 라인,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대화 형태로 가정 내 기기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홈챗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외부에서도 조명 상태와 조작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매직에코라는 국내 스타트업은 자체 솔루션과 LED 조명을 결합해 만든 ‘루미스마트’라는 플랫폼을 개발해 개발자를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사- 조명기기와 IoT의 결합, 무엇이 달라지나)
관련기사
- 삼성-LG, 獨서 스마트 조명기술 대거 공개2014.04.23
- LG전자, 조명 폰으로 온/오프 "누운 채 끈다"2014.04.23
- 조명기기와 IoT의 결합, 무엇이 달라지나2014.04.23
- SKT 스마트 조명제어, 에너지 소비 50%↓2014.04.23
해외산으로는 필립스전자가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필립스가 선보인 ‘휴(hue)’ 시리즈는 전용 앱을 통해 1천600만가지 색상 구현이 가능하며 정해진 시간이 되면 불이 켜고 꺼지는 기능을 제공한다. 와이파이나 유선 랜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GE, 오스람 등 조명 사업을 전면적으로 해 온 업체들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형 제품이 기존 조명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물인터넷 생태계의 중요 요소로 들어온 스마트 전구가 각광받고 있다며 생태계 강화를 통해 스마트 전구 시장 내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업체들의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