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네이버, 셀 단위 사내 벤처 만든 이유

일반입력 :2014/04/04 11:10    수정: 2014/04/04 17:35

남혜현 기자

매월 조직 개편을 시행해 온 네이버가 이번엔 기동성을 살린 '셀(Cell)' 조직을 도입했다. 시가총액 4위까지 넘보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가 글로벌, 또는 모바일에서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핵심 콘텐츠를 육성 사업으로 보고 사내 벤처 형식의 셀 조직으로 재편했다.

4일 네이버(대표 김상헌)에 따르면, 지난 2일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웹툰&웹소설 ▲클라우드 ▲동영상 ▲사전을 포함한 6개 사업 부문을 셀 단위 조직으로 전환했다. 각 셀은 조직 최고 단위인 본부 직속이다. 셀 리더들은 본부장과 직접 소통한다. 기존 조직 최소 단위인 '팀(Team)'은 폐지됐다.

조직개편 의도는 ▲글로벌 ▲모바일 ▲기동성으로 요약된다.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분사 시키기엔 작은 조직을 사내 벤처 같은 셀 조직으로 만들어 새로운 시장과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임무를 부여했다.

기동성을 위해서서 각 셀 리더들은 본부장과 직접 소통한다. 팀 제도를 폐지한 네이버는 실, 랩, 센터, 본부의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셀은 최소 단위의 조직이면서도 실, 랩, 센터를 거치지 않고 본부 밑에 바로 자리잡았다. 의사결정 구조를 줄여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한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셀을 만든 것은 새로운 영역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유연하게 움직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비스 영역들의 방향은 글로벌이나 모바일로 가면 좋겠다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셀은 웹툰&웹소설 조직이다. 업계는 국내 웹툰 시장 규모가 내년까지 2천95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 시장을 키운 대표주자가 네이버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 순방에 동행한 자리에서 네이버 웹툰을 하루 620만명, 월 평균 1천700만명이 보고 있다고 밝혔다.

웹툰 수익도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다. 네이버의 핵심 사업은 여전히 검색에 있지만, 웹툰을 비롯한 일부 콘텐츠 사업부문에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상황이다. 웹툰 하단에 달리는 텍스트, 배너 광고 외에 브랜드 웹툰 같은 다양한 수익 모델이 생겼고, 미리보기 완결보기 같은 유료 결제의 비율도 유의미해지고 있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프루트 도서전에서 네이버 웹툰 전시관이 호평받았고, 실제로 국산 웹툰이 해외 출판사와 출판 계약을 맺은 것도 네이버에는 호신호다. 웹툰 글로벌 진출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을 확인했다. 네이버는 올 하반기 웹툰을 자사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결합, '라인 웹툰'이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프랑크프루트 도서전에서 반응이 좋았다며외국에는 웹툰이라는 개념웹툰이 세계적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지 모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셀 조직이 웹툰과 같은 방향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동영상, 사전, 클라우드 등 각 사업부문별 셀 조직은 각자 콘텐츠 성격에 맞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중 일부 콘텐츠는 웹툰처럼 라인과 결합해 글로벌 모바일 서비스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방식의 독립적인 사업 모델을 구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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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네이버는 셀 조직을 신설하며 팀제를 없앴다. 의사 결정 단계를 줄이고 각 팀별 중복된 업무를 없애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아울러 팀이라는 작은 조직을 떠나 각 구성원들이 큰 틀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일의 흐름을 살피고 각자 책임을 완결 짓게 하라는 의도를 더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직원들이 큰 틀에서 일하게 되면 성취나 역량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며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직원들의 업무 의욕을 높이기 위해 팀 단위를 폐지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