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텔 베이트레일 외면…왜?

일반입력 :2014/03/19 17:45    수정: 2014/03/19 17:45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가 인텔 베이트레일을 외면하고 있다. 주요 PC 제조사가 베이트레일 기반 윈도 태블릿이나 하이브리드PC를 출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윈도 기반 PC 시장에 대한 사업 축소 영향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텔 아톰Z3000 시리즈(코드명 베이트레일) 프로세서 기반 태블릿, 하이브리드PC 출시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베이트레일은 인텔 아톰 Z3000 시리즈 쿼드코어 프로세서의 코드명이다. 인텔이 뒤늦게 뛰어든 모바일 시장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태블릿용으로 출시한 제품으로 애물단지였던 아톰 프로세서 제품군의 활용도를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베이트레일 기반 윈도 태블릿은 주요 태블릿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인텔이 대만 컴퓨텍스에서 베이트레일 칩셋을 처음 공개한 이후 레노버, 에이서, 에이수스 등 주요 제조사들은 잇달아 베이트레일 기반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LG전자가 최근 베이트레일 기반 탭북(11T540) 판매에 돌입했다.

삼성전자가 베이트레일 기반 태블릿에 관심이 없는 이유는 PC 사업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PC 시장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PC사업 철수설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PC 출하량 목표를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600만대로 줄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철수설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윈도 태블릿의 인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한 이유다.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IDC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태블릿 시장에서 윈도 기반 태블릿이 차지하는 비중은 3%대에 불과하다.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은 60% 이상을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사업 찾기에 혈안인 삼성전자가 이 작은 시장에서 굳이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DS사업부가 개발한 엑시노스5 프로세서 활용때문에 인텔 베이트레일이 밀렸다는 관측도 제시된다. 삼성전자는 크롬북 제품군에 엑시노스5 프로세서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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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제품에는 이미 대세가 된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보급형 제품에는 자사가 개발한 칩셋을 넣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했고, 여기에 인텔이 새로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이트레일 기반 제품은 아직 없는 상태라며 현재까지 아티브탭 등 베이트레일 기반 신제품 출시 계획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