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프 가전매장 줄도산, 한국은 안전한가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일반입력 :2014/03/06 16:50    수정: 2014/03/08 18:42

이재운 기자

미국 오프라인 가전제품 유통업체들이 줄도산하고 있다. 아마존 등 온라인 매장의 성장세나 혁신을 따라가지 못하는 탓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 어떻게 될 것인지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오프라인 중심 가전양판점들이 잇따라 퇴출 위기를 맞고 있다.

라디오쉑은 지난 2012년 1억3천900만달러였던 적자가 지난해에는 4억달러로 두 배 이상 커졌다.

1천100개 매장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재도약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특히 스마트폰이라는 단일 품목에 대한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앞서 서킷시티는 지난 2009년 파산했고, 컴프USA, 크레이지에디 등이 줄도산했다.초대형 유통점 베스트바이가 남았지만 오프라인만 보면 세력이 현저히 줄었다. 지난 2012년에는 매장 50곳을 폐쇄했고 올해는 인력 2천여명을 줄이기로 하는 등 구조조정이 진해중이다.

이들이 흔들리는 이유에는 아마존이 있다. 아마존은 ‘느린 배송’이라는 과거의 약점을 극복하며 최대 가전 유통망으로 떠올랐다. 구경은 베스트바이에서, 구매는 아마존에서 한다는 공식까지 생겼다.

또 미국 가전양판점은 대부분 시 외곽에 위치해 소비자 근접성이 떨어진다는 약점도 지적됐다.

국내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온라인에 대한 신뢰도가 커질수록 오프라인 매장의 접근성 문제가 소비자들에게는 더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달리 국내 가전양판점들은 아직까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대표 가전 유통업체들은 여전히 상승세에 있다고 한 목소리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차별점은 접근성, 여전히 남아있는 오프라인 매장 수요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의 매장은 도심 곳곳에 위치해 주거지와 매장의 거리가 멀지 않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물건을 직접 확인하려는 수요도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3조5천190억6천만원, 영업이익 1천848억42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9.2%, 14.4% 늘었다.

연 매출 5천억원대를 지켜온 전자랜드 역시 올해 창고형 매장 ‘프라이스 킹(PRICE KING)’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이 실제 매장 매출에 주는 타격은 거의 체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러 가전제품 중에서도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이른바 대형가전은 여전히 매장 방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가격이 높은만큼 눈으로 확인하고 비교하려는 소비자층이 두터운 편이다.

한 중견 가전업체 관계자는 대형 제품의 경우 고관여 제품 성격이 여전하다며 매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미국보다 공격적인 사업다각화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하이마트는 백색 가전 외에 PC와 모바일 등 IT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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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공룡 제조사가 직접 운영하는 오프라인 유통망의 영향력도 여전히 강하다. AS 센터와 연동한 이들의 고객 대응력은 외산 업체들에게 벤치마킹 대상이다.

한 관계자는 “향후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온라인몰 공룡들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가전양판점 파워가 굳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