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아이폰 게임패드 "할 게임은 없더라"

로지텍 G550 파워쉘 리뷰

일반입력 :2014/02/27 15:36

권봉석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화면 전체를 활용해 터치하거나, 혹은 가상 십자키와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다. 아무래도 가상 십자키 방식은 불편하다. 화면에 나타난 방향키나 스틱을 이리 저리 밀고 버튼을 누르다 보면 손가락에 쥐가 날 지경이다. 게다가 아이폰은 4인치 스크린을 단 데다 각진 디자인때문에 양 손으로 잡고 게임을 하기도 쉽지 않다.

로지텍 G550 파워쉘(이하 G550)은 아이폰5/5s, 아이팟 터치 등 라이트닝 커넥터를 쓰는 스마트폰을 연결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전용 게임패드다. 게임을 즐기다 보면 금방 배터리가 떨어지는 아이폰을 위해 1,500mAh 배터리도 내장했다. 아이폰용 게임을 친숙한 인터페이스로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고무 덧대 그립감・안정감 높여

G550은 콘솔게임기용 패드를 세로로 긴 아이폰에 맞춰 길게 잡아 늘린 형태다. 왼쪽에 8방향 조작이 가능한 방향키, 오른쪽에 버튼 네 개를 달고 중간에 아이폰을 연결할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 놓았다. 연결할 수 있는 기기는 8핀 라이트닝 케이블을 꽂는 아이폰5/5s, 5세대 아이팟터치다. 아이폰5/5s(7.6mm)와 비교해 아이팟터치의 두께가 얇아(6.1mm) 두께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두께를 조절할 수 있는 실리콘 패드도 같이 준다.

휴대용 게임기나 콘솔게임기 패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향나 버튼 색상은 모두 각 게임기 회사가 특허나 상표권을 가지고 있다. 방향을 조작할 때 흔히 쓰이는 십자키는 닌텐도가 특허를 가지고 있고 플레이스테이션 비타나 듀얼쇼크 패드 버튼에서 볼 수 있는 ◯×△☐ 모양은 소니가 상표권을 가지고 있다. G550은 8방향 키를 달고 버튼 색상과 알파벳은 기존 콘솔 게임기와 겹치지 않게 만들었다. 패드를 잡았을 때 양손 검지가 닿는 곳에서는 트리거 버튼도 달았다.

양손으로 스마트폰을 잡고 게임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손에 잡았을 때 안정감 있게 잡고 있기 힘들다는 것, 그리고 손에서 미끄러지기 쉽다는 것이다. G550은 뒷부분에 고무를 두텁게 대서 안정적으로 쥘 수 있다. 게임을 즐길 경우 땀때문에 스마트폰이 손에서 미끄러질 수 있는데 이런 현상도 막았다. 다만 검은 색 바탕에 때가 잘 타는 재질이다 보니 지저분해지기 쉽다. 물티슈 등으로 가볍게 닦아 내는 것이 좋다. 무게는 120g으로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보다 약간 가볍지만 양손으로 들고 쓴다는 것을 생각하면 크게 무겁지는 않다.

아이폰과 꼭 맞는 느낌 “생각 많이했네”

G550을 설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기존에 쓰던 케이스에서 아이폰을 빼 낸 다음 살며시 꽂아 주기만 하면 된다. 전신보호필름처럼 아이폰 옆이나 뒤에 필름을 붙여 두꺼워지면 케이스에 끼울 수 없기 때문에 필름을 떼어 주어야 한다. 단 화면보호필름은 제품 사용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아이폰 본체를 아예 케이스에 끼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각종 버튼이나 단자가 가려지면 불편하다. 하지만 아이폰 앞이 완전히 노출되기 때문에 터치나 홈버튼 조작에 문제는 없다. 왼쪽에 달린 무음 전환 스위치나 볼륨 조절 버튼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후면 카메라와 통화시 잡음을 줄여 주는 내장 마이크도 가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전원 버튼은 케이스에 가려지는데 방향키 옆의 스위치를 이용하면 된다. 이어폰/헤드폰 단자는 함께 따라온 연장 단자를 이용해 연결할 수 있다. 케이스 때문에 조작에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스에서 아이폰/아이팟터치를 빼낼때는 후면 카메라가 드러난 부분에 손가락을 넣어 밀어낸 다음 넣을때와 반대 방향으로 잡아 빼면 된다. 아이폰을 위로 들어올리면서 라이트닝 단자가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될 수 있지만 위아래로 조금씩 움직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는 한 부서지거나 망가질 염려는 없다. 단 헤드폰 연장 단자를 끼워 놓았다면 케이스에서 분리하기 전 미리 빼 주어야 한다.

액션・슈팅게임은 합격, 격투게임은 “글쎄⋯”

아이폰을 끼운 상태에서 방향키나 트리거 버튼, 혹은 여러 버튼을 눌러도 아이폰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게임패드를 지원하는 게임 앱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게임패드 모드로 작동한다. 로지텍 웹사이트를 참조하면 G550을 지원하는 게임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목록에 없어도 비공식 지원하는 앱이 있기 때문에 직접 게임을 실행한 뒤 버튼을 눌러보며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방향키와 버튼은 작긴 하지만 화면에 나타난 가상 버튼을 누르고 스틱을 이리 저리 미는 것보다는 훨씬 쾌적하다. 비행기가 나와서 적기를 쏘거나 폭탄을 던지는 슈팅 게임, 캐릭터를 움직이는 액션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비타나 닌텐도3D와 비슷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캐릭터를 골라 컴퓨터, 혹은 사람과 싸우는 격투 게임을 즐기기는 쉽지 않다. 방향키와 버튼을 복잡하게 눌러야 하는데 아무래도 버튼이 작다 보니 정확하게 명령어를 입력할 수 없기 때문이다. GTA나 아스팔트처럼 자동차를 운전하는 게임을 즐기기도 좋다.

게임을 즐기다 보면 아이폰 배터리가 금방 없어지게 마련이다. G550에 내장된 배터리를 이용하면 게임을 즐기면서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 방전을 막기 위해 자동으로 충전이 되지는 않고 왼쪽 아래 스위치를 올려야 충전이 가능하다. 내장된 배터리 용량은 1,500mAh이고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를 한 번 정도 완전충전할 수 있는 용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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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충전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주변기기에 흔히 쓰이는 마이크로USB케이블을 꽂아서 하면 된다. 케이블을 연결하면 본체 뒤 G마크에 파란색 불이 깜빡인다. 완전충전에는 2시간에서 3시간이 걸리며 충전이 끝나면 G마크에 파란색 불이 계속 켜진채로 유지된다.

로지텍 G550 파워쉘은 스마트폰으로 아케이드 게임이나 슈팅 게임을 매일같이 즐기는 사람이라면 살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반대로 뒤집어 말하면 소셜 게임이나 웹브라우저 게임만 한다면 무용지물이다. 대전액션 게임을 자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필살기가 마음 먹은대로 입력되지 않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또 한국 시장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카카오톡,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과 연동되는 게임 점유율이 50%를 넘는다. 하지만 이들 상위 게임 중 G550과 연동되는 게임은 없다시피 하다. 버튼에 지정된 기능을 쓰는 사람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는 기능도 없다. 분명 잘 만든 제품이지만 한국 환경과 조작성 때문에 빛을 잃은 감도 있어 아쉬운 제품이다. 가격은 9만7천300원(올레닷컴 기준)이지만 KT 가입자라면 포인트(별)를 현금 대신 결제해 더 싸게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