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인가제 폐지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배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강동원 의원(무소속)은 21일 인가제 폐지와 관련한 정부의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인가제 폐지는) 시장혼란과 1위 통신사로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3일 “요금제와 가계통신비 부담 및 이용자보호의 관계 등 제반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요금제 제도개선 로드맵을 오는 6월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로드맵에는 통신요금 인가제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지난 1991년 도입된 요금인가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약탈적, 경쟁제한적 요금 설정을 방지함으로써 후발 사업자들과의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무선에서는 SK텔레콤, 유선에서는 KT가 적용 대상이다.
강 의원은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1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라며 “최근 OECD, EU 주요국의 1위 사업자 점유율은 하락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점유율 구도가 고착화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통신요금 인가사업자라 할지라도 현재 요금인하는 인가가 아닌 신고만으로도 처리 가능한 상황”이라며 “요금인가제 폐지 여부는 관련 시장의 유효경쟁 달성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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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 국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 50.02%, KT 30.09%, LG유플러스 19.88%(미래부 자료)를 기록했다. 이는 EU 주요국의 1위 사업자 평균 점유율 42%, 2위와의 격차 12%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자료에 따르면 수익성 측면에서도 SK텔레콤이 지난 5년 평균 이통3사 영업이익의 약 75.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국내 이통사의 경쟁미흡 상황에서 인가제 폐지는 자칫 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1위 사업자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월등한 시장지배력을 유지 중인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사전규제수단인 인가제는 당분간 더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