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보다 '간편'...태블릿보다 '편리'

레노버 요가11S 써보니…

일반입력 :2014/02/17 13:48    수정: 2014/02/18 13:44

권봉석

태블릿 바람이 불면서 노트북도 ‘제3의 물결’을 맞았다. 노트북과 태블릿 두 가지 형태로 쓸 수 있는 투인원(2-in-1)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텔 코어 i 프로세서를 쓴 제품은 물론 인텔 태블릿까지 많은 제품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가트너, IDC 등 여러 시장조사기관도 윈도 운영체제로 돌아가는 투인원이 올해부터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가져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휴대성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투인원 PC는 키보드와 화면이 떨어지는 디태쳐블(detachable) 제품이다. 그러나 한 가지 딜레마가 있다. 바로 키보드를 언제 가지고 다녀야 하느냐는 것이다. 키보드를 빼고 나간 바로 그 날 긴 문서를 만들어야 할 일이 생기기도 하고, 일주일 내내 키보드를 끼우고 다녔지만 키보드에 손도 한 번 안 대는 일도 허다하다. ‘머피의 법칙’이 제대로 적용되는 셈이다.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요가 11s 트랜스포머(이하 ‘요가 11s 트랜스포머’)는 이런 딜레마가 없다. 키보드를 통한 문자 입력이 필요할 때는 노트북처럼 펼쳐서 쓰다가, 태블릿처럼 쓰고 싶을때는 키보드를 뒤로 접어버리면 된다. 키보드를 언제 들고 나가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사라지는 셈이다. 더 중요한 것은 키보드를 뒤로 접는 구조 덕분에 노트북을 쓸 수 있는 장소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두께・무게 늘었지만 “그래도 괜찮아”

노트북은 어디나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 요가 11s 트랜스포머 역시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을 썼다. 산화물로 얇은 막을 만들어 감싸는 아노다이징 처리를 해서 긁힘이나 지문, 이물질로 인한 부식이나 변색에 강하다.금속 재질로 만들어진 노트북은 특히 겨울에 쓰기 불편한데, 외부에서 가지고 다니다 막 꺼냈을 때 손에 느껴지는 차가운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이 제품은 키보드를 둘러 싸고 손목이 와닿는 팜레스트 부분에 인조가죽을 썼다. 차가운 느낌을 덜어주고 땀이나 이물질로 본체가 부식되는 것을 막는다. 키보드는 요즘 어느 노트북이나 흔히 쓰는 아이솔레이션 방식이며 한글, 특히 2벌식 자판에서 자주 쓰이는 오른쪽 시프트 키 크기를 키워서 누르기 쉽게 만들었다. 키는 약간 낮게 눌리는 편이다.

노트북 조작성에 키보드 못지 않게 영향을 주는 것이 터치패드다. 요가 11s 트랜스포머는 마우스 왼쪽/오른쪽 버튼을 따로 두던 예전 터치패드와 표면을 꾹 누르면 클릭으로 인식되는 클릭패드 방식을 모두 쓸 수 있다. 유리 재질로 만들어져 잘 미끄러지고 왼쪽/오른쪽 버튼을 나눠 놓아 각종 설정이나 옵션 선택에 많이 쓰이는 오른쪽 버튼도 쉽게 누를 수 있다.

화면은 11.6인치, 해상도는 1366×768 화소이며 최대 10점 멀티터치가 가능하다. 터치스크린이 작동해야 하는 것, 그리고 외부 충격에 노출되어야 하는 것을 감안해 화면 위에 강화유리를 덧댔다. 다만 터치스크린을 만들기 위한 센서와 화면을 뒤로 접을 수 있는 힌지 등 여러 기구가 추가되면서 두께와 무게가 약간 늘어났다. 두께는 17.2mm, 무게는 1.35kg지만 휴대성에 큰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다. 어댑터도 작고 가벼워 가지고 다니기 좋다.

대용량 메모리・SSD로 성능과 속도 잡아

리뷰 제품은 인텔 i5-4210Y 프로세서(1.5GHz)를 썼고 메모리는 8GB를 달았다. 내장 그래픽칩셋에서 쓰는 메모리를 제외하면 실제로 쓸 수 있는 공간은 7.88GB다. 운영체제로 윈도 8.1 64비트 버전을 썼기 때문에 메모리를 남김없이 모두 쓸 수 있다. 그래픽 프로그램이나 동영상을 편집할 때도 넉넉하다 .저장공간은 256GB SSD를 달았지만 윈도 운영체제가 쓰는 영역과 레노버 복구 영역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190GB 정도를 쓸 수 있다.

윈도8부터 부팅 시간이 대폭 줄어든데다 SSD를 썼기 때문에 윈도 부팅 속도나 프로그램 실행 속도는 매우 빠르다. 용량이 크거나 작은 파일을 많이 읽어들여야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조금 기다려야 하지만 그마저도 3초를 채 넘지 않는다. 게임이나 동영상 편집처럼 CPU를 많이 쓰는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는 냉각팬 소리가 들릴 수 있지만 평소에는 상당히 조용하다. 오히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나 클릭패드를 누르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릴 것이다.

화면만 뒤로 돌리면 ’4단 변신’

요가 11s 트랜스포머는 이름 그대로 ‘변신하는 노트북’이다. 기본 모드인 노트북 상태에서 화면을 잡은 다음 뒤로 끝까지 돌리면 태블릿이 된다. 어느 정도까지만 돌리면 제품 상부・하부에 있는 자석이 착 소리를 내면서 달라붙는다. 이 상태에서는 키보드나 터치패드 조작은 불가능하고 화면 터치스크린과 전원 버튼, 볼륨 버튼만 인식한다. 화면 아래 달린 윈도 버튼은 시작 메뉴를 바로 불러내는 단축키로 작동한다. 팜레스트에 붙은 인조 가죽이 손에서 미끄러지거나 떨어뜨리는 것을 방지한다.화면을 뒤로 완전히 접지 않고 약간 벌린 상태에서 A자 형태로 세워 두면 ‘텐트 모드’가 된다. 책상이나 탁자에 제품을 세워 놓고 동영상이나 사진을 감상하기 좋다. 이 상태에서 화면을 위로, 키보드가 밑으로 가게 놓으면 스탠드 모드가 된다. 동영상・사진 감상은 물론 각도를 적당히 조절하면 화면을 보면서 화상회의나 영상통화를 하는데도 쓸 수 있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기내 테이블에 올려 놓고 동영상이나 전자책을 보기도 좋다. 키보드나 터치패드 입력은 노트북 모드를 제외한 모든 모드에서 무시된다.

재미있는 것은 요가 11s 트랜스포머를 변형시킬 때마다 해당 모드가 어떤 작업에 알맞은지 알려주는 안내문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안내문은 ‘요가 픽스’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면서 자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4단 변신에 익숙해졌다면 꺼 놓아도 상관없다. 요가 픽스는 여러 모드에 알맞은 윈도 앱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찾아 주고 바로 설치할 수 있도록 도와 주기도 한다.

20분만에 초기 상태로 ‘원키 복구’

애플 맥북에어 출시 이후로 ODD를 단 노트북을 찾기 힘들다. 음원 파일이나 영화 파일도 디지털 유통이 늘어나면서 ODD를 쓸 기회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ODD가 있으면 편리한 경우가 있는데 바로 운영체제 재설치다.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구 이미지를 담은 파티션을 미리 준비해 놓는다.요가 11s 역시 윈도 운영체제가 부팅 가능한 상황은 물론 부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복구가 가능하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전원 버튼 왼쪽에 있는 원키 복구 버튼을 볼펜이나 클립 등 뾰족한 버튼으로 누르면 복구 메뉴가 나타난다. 바이오스 업데이트와 운영체제 복구도 여기에서 가능하며 화면 지사사항에 따라 20분 안에 윈도 운영체제가 제품 구입 초기 상태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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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11s 트랜스포머는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노트북의 생산성과 태블릿의 휴대성을 고루 갖췄다. 키보드 사용 빈도가 높지만 태블릿도 쓰고 싶은 사람, 혹은 노트북과 태블릿을 따로 사기 보다는 한 대로 모두 해결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가격은 110만 원대 중반으로 다른 11인치급 울트라북과 비교하면 약간 비싼 편이지만 두 대 몫을 한 대로 해결할 수 있고 휴대성이 높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일말의 불안요소도 있다. 노트북 모드를 제외한 다른 모드에서는 키보드와 터치패드가 완전히 바깥으로 노출되는데 이를 보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변신할 때마다 접혔다 펴지면서 움직이는 힌지보다는 오히려 키보드나 터치패드가 충격이나 이물질 때문에 고장날 확률이 더 높다. 키보드나 터치패드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따로 있었으면 좀 더 안심하고 쓸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