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가상화 종속에서 탈피? 넷앱 신기술 관심

일반입력 :2014/02/08 08:26

스토리지업체 넷앱이 지난해부터 각기 다른 가상화 플랫폼 사이에서 가상머신(VM)을 빠르게 옮겨 주는 기술 '시프트(Shift)'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다. 수십 기가바이트(GB)짜리 VM을 옮기는 데 몇 초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성능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용화될 경우 여러 종류의 하이퍼바이저를 함께 쓰는 기업내 인프라 관리 효율을 크게 높이고 VM웨어같은 가상화 업체들의 플랫폼 종속성을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가상화 업계 추격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미 시프트의 등장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올라온 유튜브 영상을 보면 데이터 이전 없이 (VM이 자리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바꾸는 시프트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영상에서 시프트는 VM웨어 가상디스크 포맷인 'VMDK'파일을 MS 'VHDX' 파일로 빠르게 바꿔준다. 관리자는 시프트 기술로 VM웨어 하이퍼바이저인 v스피어 ESX를 통해 구동되고 VM 수십개를 MS 하이퍼V 하이퍼바이저에 수십초만에 옮겨 담고 자동으로 재시작할 수 있다.

7일 업계 관계자는 현업에서 VM을 종류가 다른 하이퍼바이저로 옮기려면 가상디스크 파일을 물리적인 시스템으로 변환했다가 다시 가상화해야 하는데, 크기가 수십GB면 VM 하나당 몇십분씩 걸리는 작업이라며 (시프트는) MS처럼 VM웨어를 뒤쫓는 가상화 업체 입장에서 매우 필요한 기술이라 평했다.

시프트는 넷앱 스토리지에서 제공되는 '스냅샷' 기능을 필요로 한다. 이는 가상디스크의 특정 시점을 되살릴 수 있는 이미지 파일을 생성하는 역할이다. 시프트와 스냅샷은 넷앱 스토리지 운영체제(OS) '데이터온탭'에 내장된다.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넷앱이 몇년간 데이터온탭에 VM을 이식하는 도구를 제공해 왔지만 지난해 시프트 개발 프로젝트를 선보이기 전까진 인기를 못 끌었다고 평했다. 회사측 엔지니어들이 시프트 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것을 주문받았지만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그럼에도 넷앱 스토리지를 다뤄 온 엔지니어들은 시프트라는 기술에 대해 높은 기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연된 자료에 따르면 v스피어상의 40GB짜리 VM을 하이퍼V로 옮기는 데 16초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성능도 인상적이다.

다음은 넷앱의 MS솔루션 스페셜리스트 코레이 아돌퍼스의 설명이다.

넷앱은 시프트를 대규모 마이그레이션 작업용으로 만든 게 아니다. 그보다는 기업들이 2개 하이퍼바이저를 쓰면서 테스트 및 개발용 VM을 다루기 편하게 만들 가상디스크 변환 기술과 도구를 만들려 했다. 고객들과 넷앱은 시프트가 2가지 이상의 하이퍼바이저를 돌리는 조직에서 워크로드 폭증에 대처할 방법이 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아돌퍼스는 또 시프트는 프로젝트 이름일 뿐, 제품명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아직 상용화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았다는 뉘앙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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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품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앞서 MS는 지난달 16일 테크넷 사이트에서 시프트 프로젝트에 기반한 마이그레이션자동화툴킷(MAT)이라는 VM변환툴을 선보였다. 이는 넷앱의 데이터온탭 파워셸 툴킷에서 돌아가는 스크립트를 묶은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술 자체는 어느정도 성숙돼 있는 듯 보인다.

더레지스터는 조만간 넷앱 스토리지 기능으로 제품화될 거라 상상하긴 어렵지 않다고 지적했다. MS가 현재 시프트 프로젝트를 거들고 있고, 요즘 다중 하이퍼바이저 전략도 유행하는 분위기다. VM을 간편하게 옮기는 기술은 위험을 줄이고 대규모 조직에서 불가피한 다중 플랫폼 구성에도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