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시스코도 특허 공유 장기 계약

일반입력 :2014/02/05 09:54    수정: 2014/02/05 10:43

시스코시스템즈와 구글이 상호특허 공유 계약을 맺었다. 양사간 특허분쟁 소지를 줄일 뿐아니라 자기 사업 영역에서 타사와의 법적다툼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두 회사는 4일(현지시각) 특허 분쟁의 소지를 줄이기 위한 거대 행보의 일환으로 상대측의 특허를 서로 라이선스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로 계약에 포함한 특허 건수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시스코는 공식보도자료에서 광범위한 제품과 기술을 다루는 상호특허계약이라고 설명했다.

구글과 시스코는 상호특허계약을 통해 서로 잠재적인 법적 분쟁 소지를 줄이고, '특허 노략질(patent privateering)'에 맞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허 노략질이란 오래된 특허를 무기로 타사를 공격하는 기술기업의 위협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온라인 IT미디어 기가옴은 특허 노략질 행위를 하는 기업 사례로 안드로이드 단말기 파트너들을 고소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이밖에 제품을 만들지 않고 보유한 특허로 제품 개발업체에 소송을 걸어 받아낸 돈으로 먹고사는 특허전문관리업체(NPE)들을 꼽았다.

일단 구글 입장에서 시스코와의 계약은 최근 삼성전자와 체결한 10년짜리 특허동맹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와 구글은 사물인터넷(IoT)시대에 대비해 각자 모든 특허를 공유하는 크로스라이선스를 체결했다.

구글은 지난 2012년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부문 인수로 확보한 통신관련 특허 5만건에 삼성전자가 국내, 유럽, 미국 등에 보유한 특허 10만여건과 이번 계약으로 활용할 시스코 특허를 통해 '특허전 억지력'을 키워가는 모양새다.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구글이 지난주 레노버에 모토로라모빌리티를 넘기면서 기존 특허는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회사가 특허료에 집착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면서 구글이 특허 법정에서 백기투항하려는 건 아니지만, 소송으로 맞붙는 것보다 나은 방법을 찾으려 노력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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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시스코 입장에서 구글과의 상호특허계약은 특허제도를 악용해 숱하게 싸움을 걸어 오는 NPE들에 적극적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시스코에겐 넷기어, 모토로라와 손잡고 지난 2011년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하는 8천개 호텔과 커피숍에 협박조로 돈을 뜯어내려던 특허괴물을 직접 고소한 전례가 있다.

댄 랭 시스코 지적재산담당 부사장은 오늘날 분쟁이 넘쳐나는 환경에서 크로스라이선싱은 기술기업들이 협력하고 불필요한 특허분쟁을 방지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구글과의 계약은 혁신을 장려하고 기업 활동에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행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