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레노버가 미국 모토로라를 인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지각이 급변동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아이폰 출시 이후 전통 강호 노키아의 침몰과 MS의 노키아 인수로 인해 한국과 미국의 양강 구도로 재편됐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레노버의 급부상으로 중국이 한국과 미국을 턱밑에서 추격하는 양상이 됐다.
중국은 레노버 이외에도 화웨이, ZTE 등이 3~5위권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삼성전자가 초격차 전략을 보여줘야 하고, LG전자가 대반격에 나서야 하는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휴대폰 원조 모토로라를 중국에 넘기면서 일단은 애플 홀로 휴대폰 산업을 이끌어가야 하는 형국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핀란드 노키아 인수 효과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폰 3인방 점유율 20% 겨냥
29일(현지시간)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모토로라모빌리티(휴대폰 사업)를 29억1천만달러(약 3조100억원)에 레노버에 넘긴다고 발표했다. (기사 - 레노버, 3조원 헐값에 구글 '모토로라' 인수)
이에 따라 규제 당국 승인이 떨어지면 ‘메이드 인 차이나 모토로라’ 제품이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레노버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4.8%. 모토로라 점유율 1.4%를 더하면 6.2%로 화웨이(5.1%)와 LG전자(4.8%)를 넘어 3위다.
ZTE까지 포함한 중국 상위 3개 업체 점유율 총합은 약 15%로 애플과 비슷한 수준이다. 20% 근접까지 노려 볼만한 위치다. 물론 중국 업체들을 ‘연합’으로 봤을 때의 설명이지만 ‘Made in China’가 기존 강자들에 큰 위협이란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샤오미와 비보 등 연간 100% 이상 판매 성장을 보인 중국 주자들도 다크호스다.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돈을 확 벌어들이면 해외 공략이 수월해진다. 레노버와 화웨이도 이렇게 컸다.
■한국산 보급형 진격에 중국 장벽
점유율 30%대의 시장 1위 삼성전자에게도 중국산은 부담스럽다. 고급형 스마트폰 수요가 포화, 보급형 경쟁이 중요해졌기에 더욱 그렇다. 보급형 싸움만 놓고 보면 중국산은 분명 강적으로 분류된다.
또,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국에서 점유율 1위를 지켜왔는데 더 견고한 전략이 필요해졌다. 중국 내 점유율 하락은 세계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고 신흥시장 공략에 힘을 더할 계획”이라고 누차 밝혀왔다.
LG전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로 스마트폰 점유율 3위 진입이 더 어려워졌다.
스마트폰 시장 세계 2위 규모 미국이 우선 격전지다. LG전자가 3위인 이 곳에서 레노버가 미국인에게 익숙한 모토로라를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바닥이었던 IBM PC사업을 살려낸 레노버다.
미국 씨넷은 “레노버가 이번 모토로라 교두보로 북미와 서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애플 원톱, 사방에 적
모토로라가 레노버에 넘어가면서 미국 스마트폰 주자는 애플, 그리고 MS의 자회사 노키아만 남았다. 노키아는 점유율이 1% 미만으로 존재감이 미미하기에 사실상 애플 원톱 체제다.
애플 역시 중국 내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중국 업체들과 결전이 불가피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3차례나 중국을 방문할 정도로 중국 공략 의지를 강조해왔다.
미국 내 1위 점유율 지키기도 애플에게 중요한 대목이다. 현지에서 삼성전자와 점유율 1위 싸움이 치열하기에 레노버-모토로라 등에 더욱 점유율을 내줄 수 없다.
중국 스마트폰 3인방은 향후 2년 내 미국 스마트폰 점유율 3위를 차지하겠다고 공개 선언, 현지 업계를 자극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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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 쳰하오 ZTE 글로벌 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초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점유율 10% 달성을 위해 기술과 마케팅 모두 투자규모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미국 내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중국에서 현지 업체들을 따라잡는 게 애플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