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케이스 회사가 카페 연 이유는?

애니모드, 본사 1층에 복합문화공간 ‘aM타운’ 오픈

일반입력 :2014/01/20 14:22    수정: 2014/01/20 14:36

정현정 기자

모바일 액세서리 전문업체로 유명한 애니모드가 지난해 말 서초동 본사 1층에 카페를 열었다. 커피와 스마트폰, 모바일 액세서리를 한 곳에서 모두 체험하고 소비할 수 있는 모바일 부띠크 라운지를 표방한 공간이다.

지난 17일 애니모드의 복합문화공간 ‘aM타운’에서 만난 임성재 부사장은 “기존 유통망에서는 잘 팔리는 제품만 선호하다보니 다양성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있어 직접 소비자들에게 우리의 다양한 제품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카페라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양한 제품을 내놓아도 실제 시장에서는 팔리는 제품만 팔리다보니 정작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품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독특한 컨셉의 제품들의 경우 중간유통사들의 요구가 적어 실제 시장에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다.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판매는 하지만 소비자들과 소통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이 곳에는 애니모드가 내놓은 거의 대부분의 제품들이 디자인 제품처럼 전시돼있다. 액세서리만 보러 오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카페로 컨셉을 잡았다. 커피의 가격은 아메리카노 한 잔이 2천500원으로 주변 커피전문점들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그럼에도 커피 원두와 티(TEA)는 최고급만 고집한다. 원가압박이 있지만 카페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크게 하지 않았다.

모바일 사용이 많은 현대인들을 고려해 전 테이블에 충전이 가능한 콘센트를 설치하고 충전기도 대여해준다. 매장 한 켠에는 휴대폰 판매점도 열어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애플 제품을 판매한다. 스마트폰 목업(모형제품)들도 전시해 다양한 케이스를 직접 끼워보고 살 수 있도록 했다.

오는 6월쯤에는 삼청동이나 홍대 인근에 2호점을 열 계획도 가지고 있다. 애니모드는 이미 지난 2012년 4월 홍대에 직영점인 애니모드샵을 열어 운영 중이다.

애니모드는 사업목표를 ‘내실경영’으로 잡았다. 진입장벽이 낮은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 특성상 여러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시장규모는 커졌지만 이익률은 점차 낮아지는 문제에 직면했다. 지난해부터는 대형 제조사들도 직접 정품 액세서리 제작에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임 부사장은 “지난해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지만 치열한 시장경쟁 탓에 다소 어려움을 겪어서 올해는 알차게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올해는 이익 욕심보다 안정화된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지난해 보다 20~30% 성장한 수준의 1천30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스마트폰 케이스가 중심인 사업영역도 태블릿용 액세서리와 이어폰, 헤드셋, 충전기 등 전자제품류, 웨어러블 기기 등 분야로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해외 시장의 경우에도 그동안 강세를 보이던 유럽, 중동, 러시아, 동남아 등 시장 외에 지난해까지 큰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던 미국과 일본 시장까지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단순 케이스 뿐만 아니라 모바일용 전자제품 분야에서도 디자인을 중시하는 등 소비자들의 취향이 생기기 시작한 만큼 올해 이어폰과 헤드셋, 충전기 등 전기물 제품 비중을 30% 수준까지 키울 생각”이라면서 “웨어러블 기기 시장도 복잡한 IT 기능 대신 단순한 IT 기능을 패션 아이템과 결합한 제품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국내외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케이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써드파티 업체들의 입지가 줄어든 것은 인정하면서도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 파이 자체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를 함께 내놨다.

임 부사장은 “남자들이 여러 개의 넥타이를 기분에 따라 돌려가며 매듯이 처음에 정품 케이스를 사용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스마트폰 케이스도 기분과 취향에 따라 매일 바꿔끼우는 날이 올 것”이라며 “제조사들이 정품 케이스를 출시하면서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바일 시장이 성숙되면서 이러한 애프터마켓 역시 활성화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