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이번 ‘CES 2014’의 최대 관심사는 ‘곡면 기울기(곡률) 조절 TV’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제품으로 내세우면서 뜨거운 경쟁이 예상되는 품목이다.
그런 만큼 기술 방식이나 이름을 놓고 두 회사는 벌써부터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또 상용화 시점 및 가격 그리고 실용성에 대한 일부 논란도 일고 있다.
■ 삼성 ↔ LG, 치열한 신경전 펼쳐
이 TV는 리모콘으로 휘어진 정도를 조절하는 게 최대 특징이다. 기술적으로 현존하는 TV의 정점에 있다.
하현회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은 “가변형 올레드 TV는 현존하는 TV 기술의 정점”이라며 “기술혁신을 통한 차별화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차세대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경 삼성전자 VD사업부 상무는 벤더블 TV에 대해 “집에서 TV를 시청할 때는 구부려 곡면의 장점을 활용하는 한편 평소에는 편 형태로 오브제로서 갤러리의 기능이 조화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삼성 LG 제품 모두 컨셉은 같지만 이름은 물론이고 기술방식 등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가 난다. 삼성은 벤더블(bendable)이라는 이름을 붙여줬고, LG전자는 가변형(flexible)이라 부르고 있다.
특히 패널의 경우 삼성전자는 LED 백라이트(BLU) 적용 LCD, LG전자는 OLED를 사용한다. 최대 크기 제품의 경우 삼성전자는 85인치, LG전자는 77인치다. 최대 곡률은 삼성전자가 4200R, LG전자는 5000R이다. 여기서 나오는 숫자는 크기가 낮을수록 더 많이 구부러져 있음을 뜻한다.
성일경 삼성전자 VD사업부 상무는 “가정에서 3~4m 떨어져서 시청할 때를 가정해 곡률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CTO)는 “두 사람이 80cm 떨어진 간격으로 5m 거리에서 시청했을 때를 기준으로 5000R의 곡률을 정했다”고 말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는 “77인치 이상 크기의 TV도 얼마든지 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외 경쟁자들은 삼성과 LG의 움직이는 곡면 TV가 실용성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받을지 주시하고 있다. 일반 곡면 TV도 큰 인기를 끌지 못한 가운데 벤더블이든 가변형이든 휘어지는 정도를 조절하는 게 소비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도 일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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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맥스급 되는 초대형 스크린에서면 모를까, 가정용 TV에 그런 기능을 도입해봤자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과 LG가 세계 1, 2위 TV 사업자답게 이번에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였다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상용화와 가격 인하 숙제가 남겨져 있기는 하지만 이들이 전시한 두 TV가 CES의 최고혁신상을 비롯해 주요한 상을 휩쓸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