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목성의 달에서 수증기 치솟는다"

일반입력 :2013/12/14 06:03    수정: 2013/12/14 16:11

이재구 기자

딱딱하게 얼어붙은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Europa)에서 거대한 수증기 분출현상이 발견됐다. 이는 유로파 남극의 표면에서 물이 분출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해 주는 것이다.

美항공우주국(NASA·나사)는 12일(현지시간) 허블망원경을 통해 유로파 남극의 얼음 지각 아래 바다가 있다는 기존 발견을 확인시켜 줄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지난 해 12월 지구에서 8억km 떨어진 유로파의 수증기 분출 사진을 촬영했다.

연구원들은 수증기가 얼음표면에서 분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것이 확인된다면 이 달은 태양계에서 수증기를 가진 두 번째 달(위성)이 된다. 나사는 앞서 지난 2005년 카시니 위성을 통해 토성의 두번째 위성 엔켈라두스의 표면에서 수증기 흐름과 함께 먼지가 분출되는 것을 찾아낸 바 있다. 엔켈라두스에서는 얼음과 먼지입자가 계속해서 발견됐지만 유로파에서는 단지 수증기 가스분출 현상만이 발견됐다.

이 발견은 12일자 사이언스익스프레스에 게재됐고 이 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美지구물리학회에서 발표됐다. 유로파는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 있고 그 아래에 액체 상태의 물로 이뤄진 '바다'가 있어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큰 곳 중 하나로 꼽힌다.로렌츠 로스 사우스웨스트리서치인스티튜트(SWRI)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는 이 수증기가 유로파 표면에서 분출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이 수증기 기둥이 바다의 표면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우리는 향후 유로파 남극의 얼음을 뚫지 않고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려줄)그 아래에 있는 물질의 화학적 조성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과학자들은 허블우주망원경의 분광기 관측결과를 통해 목성 위성 유로파의 수증기를 찾아낼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미지 분광기에서 유로파 남극 주변의 오로라 사진을 시간차로 추출해 냈다. 그 결과 목성의 자기장 거품과 유로파의 표면에서 방출되는 수증기를 구분할 수 있었다. 로스는 유로파 표면의 딱딱한 얼음이 오랫동안 균열돼 왔으며 이것이 수증기를 우주로 배출되도록 했을 것으로 보았다.

허블망원경 팀은 유로파의 강력한 수증기 기둥을 찾았고 이는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했다. 이 모습은 달이 목성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때만 발견됐다. 즉 유로파가 목성에서 멀어지면 증기가 분출됐지만 목성에 가까이 갔을 때엔 유로파의 증기분출 틈새는 좁아지거나 닫혀져 증기가 나타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목성과 유로파간에 지구와 달 같은 중력(인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의 수증기 기둥은 놀랍게도 유사하다.

허블망원경 관측에 따르면 유로파 중력은 엔켈라두스 중력의 12배에 달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섭씨 영하 40도인 수증기는 대부분 우주로 날아가지 않고 201km에 달하는 남극표면으로 떨어진다. 이는 토성의 제 2 위성 엔켈라두스의 수증기가 우주로 날아가는 것과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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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유로파의 이런 현상이 유로파 남극 근처 표면을 밝게 만든 것으로 추정한다.

존 그룬스펠드 나사부국장은 “이것이 확인된다면 허블의 이 새로운 발견은 태양계에 인간이 거주할 만한 환경을 찾는데 있어 새로운 장을 열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