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산업을 진정한 문화산업으로 정착시키고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무보수로 게임인재단에 봉사할 계획이에요. 그동안 게임으로 벌었으니 이제는 갚아야죠. 많이들 도와주세요.”
지난 28일 진행된 재단법인 게임인재단 기자 간담회에서 나온 남궁훈 이사장의 말이다. 게임인재단이 출범하게 된 이유와 앞으로 잘 이끌어 가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가 담긴 한마디다.
게임인재단에는 내년 1월 21억원의 기금이 들어온다. 대부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자금이다. 여기에 약간의 남궁훈 대표 개인 자금이 투입됐을 뿐 현재의 게임인재단은 위메이드의 출자금으로 시작한다. 남궁훈 대표가 위메이드에 들어갈 때 약속이 지켜진 셈이다.
“위메이드 들어가는 조건이 바로 재단을 만들면 지원해주기로 약속한 부분이고, 지켜진 거예요. 게임업체에 다시 복귀한다는 소문도 많던데 위메이드 돈 받아서 재단을 운영하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죠. 상당 기간 동안 재단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게임인재단을 통해 남궁훈 대표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한마디로 게임인들이 당당히 어깨를 펴고 사는 것이다. 그는 대학원에 처음 입학했을 때 게임업계에서 일한다고 소개하니 PC방 사장이나 오락실 주인쯤으로 생각하는 시선에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문화 안에 게임이 들어갈까란 생각을 해봤어요. 게임은 문화다라고 말하지만 산업 안의 외침뿐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공연, 미술 등과 교류하고 접목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게임산업이 한류의 중심이다, 다른 문화콘텐츠보다 몇 배의 수출 규모를 자랑한다고 하지만 정작 리더의 역할을 했던가 싶어요. 게임이 제대로 문화 산업 내에 정착하고 리더십을 갖고 싶어요.”
게임인재단이 출범하면서 마련된 자금 21억원은 2년간의 운영 자금이다. 중소개발사를 지원하고 게임인을 꿈꾸는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또 문화 산업 내 게임 문화 리더십 구축을 위해 공연과 미술, 음악과의 문화 교류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남궁훈 이사장이 계획하는 게임인재단의 수익모델은 게임업체로부터 아무런 조건 없이 투자를 받거나, 지원을 받은 중소게임사들이 성장함으로써 게임인재단 기금 마련에 도움을 주는 선순환 구조다. 강제성은 없지만 게임인재단을 통해 성장한 회사들이 또 다른 중소게임사들을 위해 받은 만큼 돌려주는 그림을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남궁 대표는 재단을 통해 게임 인재 육성을 위한 학교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교육부 인가 문제 등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지만 시간을 두고 게임인 양성 학교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런 계획들을 실현시키기 위해 남궁훈 이사장은 무료 봉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재단 인원은 총 6명이고 연봉 제한도 있어요. 저는 연봉 못 받아요. 더 직원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인건비 고민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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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게임인재단은 걸음마 단계다. 중소게임사와 우수한 게임인력들에게 투자하겠다는 큰 그림은 그려졌지만 구체적인 기준과 틀은 이제부터 하나씩 잡아갈 예정이다. 우수장학생 선정은 학교에게 맡기고 지원 게임사 기준과 선정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공정성을 기해야 한다는 고민도 하고 있다.
“게임인재단, 게임개발자연대 등 여러 단체들이 있고 새롭게 생기는 데 각기 할 수 있는 것들이 달라요. 게임협회도 모든 것을 다할 수 없고 재단들이 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부분들이 있겠죠. 같이 교류하면서 협력한다면 전반적으로 게임산업이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