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내 애플 아이폰 수입 금지를 위해 표준특허 카드를 빼들었다. 특기인 통신 기술 특허로 승부를 내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3일(이하 현지시간)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미국 연방순회 항소법원에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기각한 특허 3건 중 1건(644 특허, 표준)에 대해서만 항고하는 서면을 제출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사 무선통신 관련 표준특허 2건(348, 644)과 상용특허 2건(980, 114)을 침해했다고 제소했지만 ITC는 표준특허인 348 특허만 인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지난 8월 거부권을 행사,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프랜드’ 규정이 명분이다.프랜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을 줄인 말로, 누구나 표준 특허기술을 쓰되 특허 권리자와 협상해 합리적이고 평등한 수준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특허 보유자인 삼성전자가 애플에 사용허가를 내줘야 한다는 논리로 작용했다. 애플이 침해했다는 삼성전자의 통신기술 특허가 바로 프랜드에 해당하는 필수표준특허다.
해당 특허를 피해서는 제품(스마트폰) 제조가 어렵다. 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애플 제품 수입을 금지할 수 없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이 같은 기류를 감안할 때 삼성전자가 항고심에서 표준특허가 아닌 상용특허를 통한 공격에 집중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지만 빗나간 것이다.
삼성전자의 표준특허 항고는 프랜드 이슈에 대한 정면 돌파 선언으로 해석된다. 애플의 프랜드 방패를 뚫겠다는 뜻이다.
애플은 프랜드 규정을 들어 삼성전자 표준특허를 헐값에 사용하려고 하고 미국 정부도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페이턴츠는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삼성전자가 표준특허를 계속 존속시키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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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삼성전자가 기각 결정을 받은 상용특허의 힘을 신뢰하지 않기에 표준특허를 내세운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애플 편들기를 미국 내 일자리 창출 지원 행보로 해석한다. 애플은 해외 생산 일변도에서 벗어나 올해 처음으로 미국 내에서 컴퓨터를 생산, 오바마 대통령의 일자리 정책에 큰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