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에 제공한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건수가 787만9천588개에 달해 국민 6명 중 한명 꼴로 정보가 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최재천 의원(민주당)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통신사업자가 제공한 전화번호(이름,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 포함) 건수는 787만9천588개로, 2011년 584만8천990건보다 200만 건 이상, 35%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 영장 없이 수사기관에 제출된 개인정보 1년에 788만건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는 수사기관 등이 통신자료를 요청하면 사업자가 해당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통신자료는 이용자의 성명과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가입일자, 해지일자 등 중요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다.
수사기관에 제출된 이용자의 개인정보는 2008년 515만5천851건에서 2009년 687만9천744건, 2010년 714만4천792건으로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2011년 584만8천990건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다시 787만9천588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 통신자료 요청 기관 경찰, 검찰, 국정원 순
통신자료 요청 건수가 많은 기관은 경찰, 검찰 국정원 순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경찰은 30만9천822건의 문서로 246만7천959건의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아갔다. 검찰은 8만4천600건의 문서로 126만8천349건의 개인정보를 받아갔다. 국정원은 3천549건의 문서로 6만6천128건의 개인정보를 받아갔다.
경찰, 검찰에 이은 3위 자리는 2008년 군수사기관, 2009년과 2010년, 2011년 상반기 관세청 몫이었으나, 2011년 하반기부터 국정원이 3위 자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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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서울고등법원이 수사기관에 이용자 정보를 넘긴 네이버에 대해 해당 이용자에게 위자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한 결정이 나와 수사기관의 영장 없는 개인정보 요청에 제동을 건 바 있다. 그러나 정부기관이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을 근거로 손쉽게 개인정보를 요청하고, 통신사업자가 별다른 고민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관행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재천 의원은 “수사기관이 통신사업자들에게 임의로 통신자료를 요청해 받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고,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정보가 수사기관에 제공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개인정보가 넘어가는 것은 프라이버시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