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 활발

일반입력 :2013/09/28 09:09    수정: 2013/09/28 09:10

이재운 기자

반도체 제조사들이 개발자들을 위해 회사 홈페이지 내부 커뮤니티 활성화를 넘어 별도의 도메인을 가진 외부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제조사는 자신들의 제품 이용도를 다양화하고, 개발자들은 각종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자원을 제조사로부터 얻을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TI, ARM,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 관련 업계가 외부 개발자 커뮤니티에 대한 각종 자원과 정보를 제공하며 지원하고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는 대개 소프트웨어에 관련해서만 생각하기 쉽지만, 각종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솔루션 개발을 위해서 반도체 등 하드웨어 관련 업계에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TI는 ‘비글보드.org(Beagleboard.org)’라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후원하고 있다. 작고 활발하기로 유명한 사냥견 품종 ‘비글’을 마스코트로 삼은 이 커뮤니티는 비글본 등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품에 시타라 프로세서 등 TI 제품을 탑재하며, TI는 이 제품의 개발에 함께 참여함은 물론 제품 출시 공식 행사나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비글보드.org가 개발한 오픈소스 기반 리눅스 컴퓨터인 ‘비글본 블랙’ 행사를 TI가 공동으로 진행하며 판매에도 적극 나서는 등 동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개발자들이 프로그램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이 제품에는 TI가 개발한 ARM 기반 1GHz 시타라(Sitara) AM335x 코어텍스 A8 프로세서가 탑재됐다.프로세서 설계 지적재산권(IP) 전문 업체인 ARM이 지원하는 ‘엠베드(mbed.org)’에는 ARM 이외에도 NXP반도체와 프리스케일반도체 등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ARM 기반 제품을 적용한 하드웨어 관련 정보는 물론 개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자키트(SDK)도 함께 제공한다.

엠베드는 최근 ARM이 추진하고 있는 사물 간 인터넷(IoT) 분야 연구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IoT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던 센시노드라는 업체를 인수한 ARM은 엠베드 커뮤니티가 이를 활용해 IoT 관련 개방형 표준을 마련하고 ARM 기반 제품군의 저변을 늘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ARM이 웨어러블 기기용으로 개발한 코어텍스-M 시리즈 등 새로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인텔의 쿼크 프로세서 등 경쟁 업체와의 승부에서 엠베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ARM 기반 시스템온칩(SoC) 개발자들이 모인 비영리단체 ‘리나로(Linaro)’에는 ARM은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AMD, TI, ST마이크로, 브로드컴, 캐노니컬, 시스코, 페이스북, 프리스케일, 후지쯔, 하이실리콘, HP, IBM, 레드햇 등 ARM 기반 제품과 관련된 여러 주요 전자·IT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는 ARM 기반 제품에 필요한 리눅스 기반 솔루션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나아가 표준 규격을 정하는 등 ARM 기반 플랫폼의 안정성을 위해 오픈소스로 모든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 개발자를 위한 오픈형 백과인 위키 서비스도 제공해 개발자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반도체 제조사들이 커뮤니티를 후원하거나 협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외부 개발자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자사 제품 활용도를 보다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함께 최종 세트 제품에 활용될 때 의미가 있는 만큼, 반도체 제조사들이 이를 위해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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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사 제품이 중심이 되는 생태계를 만들어 제품 판매를 증대시켜 수익을 높일 수도 있다. 애플, 구글, 인텔 등이 해마다 개발자대회를 개최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발자들이 외면하는 제품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소용없기 때문에 이들에게 우리 제품을 알리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작업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