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HD 시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인터페이스 규격은 다름 아닌 HDMI(High 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다. 선 하나로 고해상도 영상과 고품질 음성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간편함으로 TV를 비롯한 거의 모든 영상 제품과 PC 심지어 스마트폰에서도 HDMI 규격을 사용한다.
지난 4일 표준기구인 HDMI 포럼이 새롭게 HDMI 2.0 규격을 발표했다. 최대 18Gbps 대역폭을 지원하는 HDMI 2.0은 50/60 프레임 4K 해상도 지원 및 32채널 오디오를 지원한다.
기존 HDMI 최신 규격인 1.4 버전이 UHD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초당 화면에 표시되는 프레임 수에 한계가 있었다. 4,096x2,160 해상도의 경우 최대 24프레임, 3,820x2,160 해상도는 최대 30프레임까지가 한계였다. HDMI 2.0은 이러한 한계를 깨고 4K 해상도를 최대 60프레임까지 지원한다.
이는 곧 4K 3D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혹은 두 개의 풀HD 영상을 동시에 하나의 화면으로 전송할 수도 있는 듀얼 비디오 스트림 기능도 지원한다. 이미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최신 UHD TV에서는 이러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21대 9 화면 비율을 공식 지원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21대 9는 영화관에서 사용하는 파노라마 화면 비율이다. 물론 시중에 21대 9 화면비를 가진 TV나 모니터가 그리 많은편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블루레이 영화의 경우 보통 21대 9 스크린에 맞도록 2.35대 1 화면 비율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HDMI 2.0을 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TV를 비롯한 영상기기 자체가 하드웨어적으로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포럼 측은 밝혔다. 그러나 소니는 HDMI 2.0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형태로 지원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포럼 측은 하드웨어가 업그레이드 돼야 할 뿐만 아니라 이에 맞는 소프트웨어도 준비돼야 한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일단은 소니가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케이블은 전혀 교체할 필요가 없다. 기존 케이블로도 HDMI 2.0을 사용할 수 있다. USB와 처럼 대역폭은 늘었지만 단자 모양은 그대로다. 다만 기존 HDMI 케이블 중 카테고리2 케이블만 가능하다고 포럼은 밝혔다. 이는 HDMI 도입 초기에 산 아주 오래된 케이블만 아니면 된다는 이야기다. 만약 HDMI 케이블 제조사들이 2.0 규격 지원을 이유로 더 비싸게 판매한다면 그건 상술일 뿐이다. 현재 쓰는 HDMI 케이블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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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MI 2.0은 아무리 빨라도 연내 도입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단 내년부터 출시될 TV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등을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HDMI 2.0은 높은 대역폭과 간편함 그리고 높은 보급률로 인해 앞으로 수년 간 영상 및 음성 표준 인터페이스 규격으로 각광 받을 것”이라며 “관건은 이 대역폭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보급 및 유통이 얼마나 잘 이뤄지는냐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