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비디오 게임 추격전, 승자는?

일반입력 :2013/09/10 11:33    수정: 2013/09/10 11:34

비디오 게임계의 라이벌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쫓고 쫓기는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소니의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4'가 한발 앞서 가면 그 뒤를 MS의 'X박스 원'이 뒤를 쫓는 분위기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게임기 출시 소식을 먼저 알린 건 소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중순 미국 뉴욕에서 ‘PS 미팅 2013’ 행사를 열고 PS4 컨트롤러와 신작 타이틀, 그리고 본체 사양 등을 발표했다. 당시 기대와 달리 본체 디자인 공개는 없었지만 한층 향상된 성능과 터치 패드가 달린 컨트롤러를 선보여 전세계 게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맞서 MS는 소니보다 약 3개월 늦게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인 X박스 원을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본사에서 선보였다. MS는 본체 디자인 공개를 안 한 소니와 달리 X박스 원의 거의 모든 정보를 이 날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MS는 X박스 원과 함께 신형 ‘키넥트’와 셋톱박스와 같은 부가 기능들을 부각시켜 통합 멀티미디어 기기로서의 변모를 과시했다.

동등한 출발선에 위치하던 두 신형 게임기의 격차가 벌어진 시점은 바로 이 때부터다. 소니의 경우 PS4 본체 디자인을 공개하지 않아 업계와 이용자들의 아쉬움을 낳긴 했지만, MS는 더 많은 양의 정보를 공개했음에도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정책 때문에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단적인 예로 중고 게임 거래 금지 정책과, 인터넷 상시 연결 등 기존 비디오 게임 이용자들이 낯설어하고 꺼려할 만한 새 정책들을 발표해 눈총을 샀다.

이후 소니는 북미 게임 전시회 ‘E3 2013’을 통해 PS4 본체 디자인과 세트 가격(399.99달러)을, MS는 키넥트가 포함된 세트 가격(499.99달러)을 공개했다. 이 역시 가격 면에서 보다 저렴한 PS4에 팬들의 여론이 모아졌으며, X박스 원의 가격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E3가 끝난 후 MS는 이용자들의 의견과 반응을 수렴해 기존 정책과 전략을 하나씩 수정했다. 이 회사는 6월 중순 경 중고 게임 거래를 허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인터넷 상시 연결 역시 완화하는 등 보다 이용자 중심으로 기존 정책들을 수정했다.

또 MS는 X박스 원이 PS4에 비해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자 지난 달 기기 사양 역시 높였다. X박스 원의 CPU 성능을 1.6GHz에서 1.75GHz로 높였으며, GPU 클럭 속도 역시 기존 800MHz에서 853MHz로 향상시킨 것.

이후 소니는 독일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13’을 통해 PS4 북미와 유럽 출시일을 각각 11월15일, 같은 달 29일 출시한다고 발표하며 또 한 번 차세대 게임기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갔다.

MS는 이 달 4일 X박스 원을 북미 등 13개 국가에 11월22일 출시한다는 발표와 함께, 당초 계획보다 출시 지역이 줄어든 만큼 유럽에서 X박스 원을 예약 구매할 경우 ‘피파14’ 다운로드 버전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알렸다. 단, 키넥트를 뺀 X박스 원을 판매할 계획이 없음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외에도 미포함 하기로 한 헤드셋을 기본 구성품으로 포함시키기로 하는 등 PS4로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기 위해 여러 노력들을 기울였다.

하지만 소니는 휴대용 게임기인 신형 ‘PS비타’와 거치형 PS비타 시스템인 'PS비타 TV'를 연이어 선보이며 신형 게임기 경쟁에서 또 한 번 분위기를 압도했다. 이 달 열리는 ‘도쿄게임쇼 2013’을 겨냥해 ‘차세대 게임기는 소니’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줄 수 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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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게임기 시장을 두고 쫓고 쫓기는 두 회사의 경쟁이 이제 절정에 치달은 만큼 조만간 뚜렷한 승패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기준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꾸준한 경쟁 구도를 가져온 PS3와 X박스 360과 달리, 차세대 게임기 경쟁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초에 시작된 차세대 게임기 경쟁이 이제는 어떤 게임기를 선택할지 갈팡질팡하던 팬들의 마음을 결정짓게 하는 시점까지 왔다”면서 “PS4의 굳히기가 실현될지, 아니면 X박스 원의 반전이 숨어있을지 게임 업계와 팬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