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기존 TV 시청 방식을 흔들고 있다. 가정 내 거실 중심의 TV 시청이 손 안의 전화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지상파와 유선방송을 중심으로 한 가전 TV와 각종 N스크린, 모바일 IPTV, 주요 방송 다시보기(VoD)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사이의 플랫폼 대결 양상까지 감지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성’을 무기로 한 스마트폰 TV가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유료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서비스는 방송업계의 N스크린 서비스나 통신사의 모바일 IPTV 등이다. 이미 케이블 TV 업계가 내놓은 ‘티빙’(CJ헬로비전), ‘에브리온TV’(현대HCN+판도라TV)가 각각 500만명, 250만명을 넘어서는 이용자를 보유했다. 지상파 유료 N스크린서비스 ‘푹’도 150만명의 가입자를 넘어섰다.
통신3사의 모바일 IPTV 가입자도 이에 못지않은 인기다. 현재 70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나아가 모바일 오픈마켓의 TV 영상 다운로드 다시보기도 세를 키우고 있다.
스마트폰 뿐만이 아니다. 집전화도 기존 TV의 역할을 대신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KT와 LG유플러스는 태블릿 제품으로 집전화, 모바일 IPTV, 전자책, 오디오 등의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홈패드2 HD’, ‘홈보이’를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각 통신사의 모바일 IPTV 기능이 눈길을 끈다. 실시간 방송이나 VOD 등 전통적 TV와 비교해 화면 크기는 줄고, 오히려 TV 시청 중 이용 가능한 콘텐츠는 더욱 늘어났다고 KT,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입을 모았다.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축은 10~30대의 젊은 세대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TV 프로그램, 영화, VOD 등 콘텐츠를 구매하는 데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 따르면 10대~30대의 유료 콘텐츠 이용률은 7.4%~15.1%로 40~50대의 2.5~6.6%를 웃돌았다. 지출 금액 역시 40~50대보다 평균 2천466원 더 많았다.
김민철 KISDI 방송미디어연구실 ICT통계센터장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기존 TV 없이 모바일 기기로 동영상이나 방송을 시청하는 경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TV가 있더라도 이 경험이 이어져 스마트폰으로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등 지상파와 케이블TV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TV 플랫폼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스포츠 이벤트와 같은 실시간 중계에선 기존 TV 시청 플랫폼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기존 TV 시청 플랫폼이 입지가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모바일 TV 시청의 가세로 전체적인 TV 콘텐츠 규모는 성장하는 쪽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가전 TV를 보유하지 않는 ‘제로TV’ 가구도 급증했다.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데 TV가 필수적이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TV를 가지고 있더라도 전통적인 방송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제로TV가구’는 미국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약 500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도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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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역시 TV 방송은 여전히 TV로 시청하는 경우가 많지만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방송시청 비중이 상당히 커졌다고 분석했다. 젊은 세대 중심으로 많이 사용 중인 모바일 기기가 TV를 대신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IT 시장에서 TV 방송이란 콘텐츠도 플랫폼 경쟁을 피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으로 본다”며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 환경이 가져온 변화에 TV 시청 변화 트렌드고 무시 못할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