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정상화...입주 부품업체들 화색

일반입력 :2013/08/20 10:43

이재운 기자

개성공단 운영 정상화가 다가옴에 따라 공단에 입주한 부품 업체들의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지고 있다. 그 동안 정부와 민간의 여러 지원책에서도 소외됐던 탓에 정상화 소식이 그 어느 곳보다 반갑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남북 정부 당국 간 합의에 따라 개성공단 운영은 이른 시일 내에 재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입주 업체들, 특히 부품업체들은 그 동안 경쟁업체에 내줘야했던 수요를 다시 되찾아올 수 있게될 전망이다.

지난 17일 개성공단에 방문한 한국전력, KT 직원들이 전력공급망과 통신선 등 공단 기반시설에 이상이 없다는 점검을 마치고 18일 입경했다. 19일에는 폐기물 처리인력 등이 방문해 추가로 상황을 점검하는 등 운영 재개를 위한 수순이 차분히 진행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중 전기, 전자 업종 업체는 13개다. 그 중에서도 매직마이크로, 씨엔플러스, 비케이전자, 자화전자, 동우콘트롤, 경원산업, 두성테크 등 반도체 및 모바일기기 관련 업체 7곳은 특히 공단 운영중단 기간 동안 유통업체 등이 마련한 지원책에서도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 없는 탓이다.

매직마이크로는 D램이나 플래시 등 반도체 관련 부품과 디스플레이,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 부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개성공단에 있는 공장에서는 LCD TV와 모니터용 부품을 생산해왔다.

커넥터를 생산하는 씨엔플러스는 이미 개성공단에 있던 공장을 지난해 중순 대주주인 한무근 대표이사에 매각하며 부담을 덜어낸 상태였으나, 대주주의 부담이 덜어지면서 회사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케이전자는 PCB 등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달 장비 반출을 시도하다 북측에 의해 제지당하기도 했다.

충북 청원에 기반을 둔 자화전자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개성공단에 입주한 업체(개성자화전자)로, 해당 공장에서 사무용 기기와 스마트폰 반제품을 생산해왔다. 그간 청원 공장과 중국 공장으로 해당 물량을 분산 생산해왔다. 회로기판 부품업체인 동우콘트롤도 그 동안 인천공장만으로는 주문량을 맞추지 못해 겪었던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휴대전화 및 충전기 등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경원산업과 스마트폰 키패드 및 카메라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두성테크도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늘어나는 휴대전화 수요에도 주문받은 물량을 다 처리하지 못해 발을 구르던 상황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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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화해 무드로 접어드는데다 북한 입장에서도 갑작스레 다시 문을 닫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공단 국제화 논의 등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오가는데 아무래도 기대감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단 공장이 다시 돌아가게 됐으니 수주 물량을 맞출 수 있게 됐다며 차차 (개성공단 물량을) 분산시켜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영향을 크게 받는 개성공단의 특성 상, 당장 정상화가 되더라도 여전히 불안 요소를 갖고 있는 것은 우려되는 점이다. 다만 기존 북한이 반발해오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실시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이 적십자사 실무회담과 이산가족 추석 상봉에 합의하는 등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어 당분간 이 업체들의 시름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