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est of the Best, BoB)의 1기 교육생들이 수료식을 마친 지 약 5개월이 지났다.
이 사업은 보안 영역에 젊은 피를 수혈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만큼 이들의 현재는 국내 정보보안의 앞날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 중 하나다. 그러나 아직 교육생들의 구체적인 진로나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미흡한 실정이다.
9일 교육을 주관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 등 관계자에 따르면 1기 수료생들은 각자 보안 관련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해킹 대회에 참가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정부 차원에서 이 재원들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KITRI 관계자는 60명의 1기 수료생들은 데프콘 등 글로벌 해킹 컨퍼런스에 참가하거나 해킹기법에 대한 주제 발표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며 아직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다보니 IT 관련 대학원 진학, 사이버사령부 등으로의 군입대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을 한 것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데프콘에 참석한 학생들이다. 이들은 에스이웍스와 함께 와우해커-B10S 연합팀을 이뤄 대회에 출전했다. KITRI 관계자는 이 중 BoB 1기 출신이 4명~5명 정도 함께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중에는 BoB 1기에서 차세대 보안리더로 최종 선정된 신정훈㉖, 권혁⑱ 등이 포함돼 있다.차세대 보안리더로 최종 선발된 6명 중 2명은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에 진학했고, 한 명은 같은 대학에서 석사를 준비하고, 한 명은 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명은 아직 고등학생 신분으로 해킹 컨퍼런스 등에 참석하면서 주제발표를 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자율적인 활동과는 별도로 정부 차원에서의 관리 방안이 나온 것은 없다. 보안리더를 양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예산을 들여 고급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들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관리해 보안 분야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미래창조과학부 정보보호정책과 관계자는 BoB 수료 학생들에 대한 활용방안과 함께 군입대, 취업 등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앞으로 인력을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는 방향성만 있을 뿐 어떻게 보안 리더들을 키워서 실제 정보보호강화에 기여토록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한 실정이다.
KITRI 관계자 역시 BoB 프로그램 차원에서 미래부와 협조해 학생들의 사후관리 활동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많이 준비해왔다고 말하나 아직 공개할 수 있는 단계의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보안업계 관계자는 젊은 친구들을 키워내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이들이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일종의 보안전문교육을 통해 교육생들이 나오더라도 이들을 수용할 만한 사회적 여건이 갖춰져 있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 "도전하는 해커 없다"...보안벤처의 한숨2013.08.09
- 사이버보안첨병 관제인력, 고충 들어보니...2013.08.09
- 보안업계, 사이버보안대책 '디테일'이 열쇠2013.08.09
- 차세대 보안리더 꿈꾸는 '고딩' 이야기2013.08.09
현재 미래부는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BoB 1기 수료생 60명을 배출했다.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BoB 2기 과정에는 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총 120명의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미래부 관계자는 2기 부터는 교육생에 대한 선행조사를 통해 사이버사령부, 정보보호특기병 등을 파악해 군입대, 보안업체 취업지원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