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부터 디지털케이블TV, 인터넷TV(IPTV) 등 유료방송에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무료로 다시 보려면 3주를 기다려야 한다. 지상파 본방 이후 1주에서 3주로 유료 시청 기간이 길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12일에 방송된 지상파 프로그램의 경우 내달 2일에서야 무료 다시보기가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디지털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사인 홈초이스와 IPTV(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유료방송 업계는 꾸준히 반대 의사를 밝혀왔지만 결국 지상파 3사와 합의했다. 콘텐츠를 유통하는 입장에서 지상파 방송사가 '갑'이기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들 업계는 이용자 불만 대응 방안과 합의 과정, 콘텐츠 수수료 매출 증가와 이용자 확보 등에 있어 복잡한 속내를 밝혔다.
1일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올초부터 6개월간 협의를 거쳐 합의하긴 했지만 사업자 마다 내부 의견이 달라 저 마다의 고민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 유료방송 이용자 졸지에 혜택 감소...거부감↑
당장 이용자 불만 증대가 고민이다. 같은 이용요금을 내던 소비자 입장에선 혜택이 줄어드는 셈이다. 관련 사실 공지도 잘 이뤄지지 않은 터라 상당한 이용자 거부감이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지상파 재송신 비용이 포함된 서비스 요금을 지불하는데 한달 가까이 다시보기가 무료로 안 되는 점은 추가로 돈을 더 내라는 것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소비자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콘텐츠 유료 구입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결제를 통한 수수료 매출 증대는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와 VOD를 제공하는 유료방송업계는 65대 35 비율로 콘텐츠 판매 수수료를 나눠가지고 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IPTV나 디지털케이블TV는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 증가보다는 꾸준한 가입자 확보에 따라 시장 선점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당장의 매출보다 향후의 더 큰 시장을 기대해야 하는 입장이라 지상파 본방 후 3주간 벌어들이는 수수료 매출이 힘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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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와 유료방송업계의 합의 과정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근본적으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라 원만한 협의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IPTV 사업자 측은 “국내 방송시장에선 지상파 콘텐츠가 철저한 갑의 입장이라 협의라기보다 요구안 제시 후 따르냐 마느냐의 문제였다”면서 “이용자 수나 사업 규모가 더 큰 곳과 이미 무료 다시보기 3주 협의가 끝났다고 나오면 우리가 다른 조건을 내걸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