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A 등장...구형 스마트폰 '삼중고'

일반입력 :2013/07/02 15:20    수정: 2013/07/03 09:08

봉성창 기자

“빙하기는 안 풀리고...LTE-A는 벌써 나오고”

각 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은 보조금 규제 장기화와 LTE-A 조기 등판으로 인한 판매 부진이 뼈아프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3사가 상반기 전략 제품의 막대한 재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각 사는 올해 상반기 저마다 회사 역량을 집결시킨 최고의 제품을 내놓고 열띤 경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강력한 보조금 규제로 인해 말 그대로 ‘빙하기’를 보내야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갤럭시S3는 국내서 석 달 만에 300만대가 판매됐지만, 갤럭시S4는 같은 기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SKT 갤럭시S4 LTE-A를 조기 등판 시킴으로써 갤럭시S4의 상품성을 스스로 깎아 먹었다. 게다가 가을경 LTE-A를 지원할 것이 확실시 되는 갤럭시노트3가 출시될 경우 이 같은 자기 잠식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신제품 출시 간격이 지나치게 짧다는 것이 문제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사정이 조금 낫다. 옵티머스G 프로가 경쟁 제품에 비해 두 달 먼저 시장에 출시됐을 뿐 아니라 전작 대비 판매량도 꽤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고 LTE-A 선점도 뺏겼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는 없는 단계다.

팬택 역시 금속 소재의 테두리와 얇은 테두리를 가진 베젤리스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소비자들로부터 호평받았다. 그러나 브랜드 충성도로 인해 빙하기 여파에 가장 직격탄을 맞은 스마트폰이 됐다. 특히 팬택은 전체 스마트폰 사업에서 내수 시장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베가 아이언의 부진은 안타까움을 더한다.

이들 제품은 제품 자체로만 놓고 보면 모두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규제로 인해 국내 판매량이 예상 이하로 저조하면서 결국 막대한 재고로 남게 됐다는 설명이다.

일찌감치 갤럭시S4 LTE-A를 내놓은 삼성전자에 뒤이어 LG전자와 팬택도 다음 달 퀄컴 스냅드래곤800을 탑재한 LTE-A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당초 예정된 8~9월 경에 LTE-A 서비스와 함께 신제품을 준비해 왔지만 SKT가 먼저 치고나감에 따라 출시 일정이 더욱 앞당겨졌다.

여기에 7월 휴가철 비수기를 감안하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의 재고 물량은 더욱 처리하기 어려워 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걱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제품이 출시될 때 까지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출고가를 낮추는 것은 보조금과 달리 구매 유발 효과가 별로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관련업계는 신제품 출시에 따른 구형 제품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보조금을 지불하는 방법으로 재고를 해결해왔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18일 제재 결정을 앞두고 영업정지를 비롯한 과징금 추가 조치를 예고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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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LTE-A가 LTE 대비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모바일 환경이나 소비자 편익을 생각하면 LTE도 충분히 빠른 속도라며 다만 마케팅 측면에서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LTE-A를 구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빠르게 치고 오는 중국이나 요즘 엔저로 탄력을 받고 있는 일본 업체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이 어느 정도 뒷받침해줘야 한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지나친 규제 일변도로 인해 신제품 개발에 탄력성을 잃을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