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 1TB 시대…대용량 쏟아지는 이유

일반입력 :2013/06/14 09:34    수정: 2013/06/16 10:59

송주영 기자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에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자리를 잡자 대용량 제품이 쏟아졌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MC, 히다찌 등 스토리지 업체의 새로 출하하는 제품은 SSD 장착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겼다. 한국EMC의 경우 팔리는 제품의 70%는 SSD장착 제품으로 본다. 급기야는 최근 SSD 스토리지 전문기업인 퓨어스토리지가 세를 불리며 국내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샌디스크, 오씨지 등 SSD 업체의 기업용 시장에 대한 구애는 확대되고 스토리지 업체의 장착 비중도 늘었다. SSD 업체도 스토리지 업체의 전략에 부응해 기업 시장을 겨냥하며 고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 오씨지 등이 960GB의 기업용 제품을 내놨다.

기업용 SSD 시장은 당분간 고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서버용 SSD 시장은 지난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3년 동안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6억달러에 불과했던 서버용 SSD 시장은 올해 47억달러, 오는 2015년에는 79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960GB 기업용 겨냥한 대용량 제품 출시

삼성전자는 960GB 제품을 지난달 서버용으로 내놨다. 오씨지도 한발 앞서 지난 4월 동일한 용량의 제품을 출시했다. 오씨지 960GB SSD는 75만원대로 고가이지만 수요가 많아 기대도 높다.

오씨지 판매를 담당하는 피에스코 관계자는 960GB 제품은 물량이 없어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강조했다.

SSD가 이렇듯 기업용 시장에서 확대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일단 시장에서는 빠른 속도, 전력량 절감 효과 등을 인정받았다. SSD 공급업체 측면에서는 개인용 시장과 비교해 가격 변화에 덜 민감한 기업 시장이 안정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확대하는 데 유리하다. IT업계에서 빅데이터가 화두가 되듯이 정보의 양은 급속도로 늘었다. 대량의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속도가 중요해졌다. HDD보다 빠른 성능을 자랑하는 SSD의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데이터센터 업체 관계자는 “SSD는 점차 늘어나는 정보량 때문에라도 수요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며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성능도 중요해지는데 SS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갈수록 전력소모량 절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SSD 확대의 요인이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SD 제품은 HDD와 비교해 소비전력을 약 30% 감소시켜 고성능 고효율 서버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SD 수요가 늘어난 시장은 속도에 민감한 금융, 통신, 공공 등이다. 효성인포메이션 관계자는 “IT 흐름 측면에서 보면 빅데이터에서, 업종으로는 금융, 통신, 공공 등에서 SSD 장착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SSD업체, 가격 덜 민감한 기업 시장 적극적

SSD 시장 확대의 또 다른 측면은 공급업체의 적극적인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SSD 업체가 최근 서버 시장을 적극 노리는 이유는 기업용이 가격 제품에 덜 민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EMC 관계자는 “기업체는 서버의 속도가 중요하고 가격에는 덜 민감한 편”이라며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에는 크게 민감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요즘과 같이 낸드플래시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동안에 SSD 업체 입장에서는 기업 시장이 공략하기 더 유리하다.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6월 최저점을 찍은 후 연말에 무려 40%나 가격이 급등했다. 이후 소폭의 등락이 있기는 했지만 최근까지도 낸드플래시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하며 급등한 가격을 유지했다. SSD 업체가 가격에 덜 민감한 기업용, 서버 시장에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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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씨지 제품을 총판하는 피에스코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가격으로 개인용 시장은 주춤한 추세”라며 “그동안 기업용 시장이 올라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가까이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SSD는 당분간 기업용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선전할 전망이다. 빅데이터는 모바일 기기 확대와 맞물려 꾸준히 IT업계의 화두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연말까지는 큰 폭의 하락세는 없을 것으로 보여 기업 시장을 향한 SSD 업체의 구애는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