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찰 "3D프린터 총, 쏘는 사람도 위험"

일반입력 :2013/05/27 09:20

호주 경찰이 3D프린팅 설계도가 유포된 권총 '리버레이터(해방자)'의 위험성을 직접 경고하고 나섰다. 그 총구가 향하는 사람뿐아니라 방아쇠를 당기는 사람에게도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지난 24일 호주 최대 인구밀집지역인 뉴사우스웨일스(NSW)의 경찰이 이달초부터 확산되면서 실탄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리버레이터 총기의 '치명적 오류'를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앤드류 스키피온 NSW 경찰청장은 간담회를 열고 시민들 앞에서 리버레이터 총기에 대해 비판하고 이를 만들기 위해 설계도를 내려받는 일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NSW 경찰측이 말하는 리버레이터의 '위험성'은 총을 맞는 사람에 대해서뿐이 아니다. 이들은 리버레이터가 쏘는 사람의 안전 또한 보장해주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스키피온 청장에 따르면 경찰 탄도학팀은 직접 3D프린터를 사서 리버레이터 설계도를 넣고 권총 2자루를 만들었다. 그중 1자루를 써서 인체를 모사한 합성수지에 발사한 결과 17cm를 파고드는 살상력을 보였다. 나머지 1자루는 발사 과정에서 파괴됐다.

더레지스터 보도에 따르면 리버레이터의 등장에 따른 잠재적인 총기의 범람이 호주 시민들로하여금 치안담당기관인 경찰에게 불법총기에 대해 알리도록 만든 듯하다. 앞서 NSW 경찰측은 현지 규제를 벗어나는 수준의 총기 폭력에 늦게 대응하곤 했다.

지난해 초까지 알려진 내용만 봐도 시드니 시내 바이크 갱 등 폭력집단의 이권다툼과 세력확장을 위한 위협이 빌미가 된 총기난사 사건이 1주당 8건이었다.

리버레이터같은 3D프린팅 권총 설계도는 인터넷을 통해 파일 형태로 유포된다. 최초 확산지인 미국에선 배포가 금지됐지만 이미 10만명 이상 내려받은 시점이었다. 다른 곳에 올려진 설계도를 누구나 내려받아 3D프린터 기기로 제작할 수 있다.

금속탐지기로 찾아낼 수 없는 플라스틱 소재로 리버레이터 실물 대부분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여러 국가에서 안전성을 담보해주지 않는 기기가 유행함으로써 치안이 위협받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다만 호주에서 리버레이터를 둘러싼 공론들은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라고 더레지스터는 묘사했다. 이는 3D프린팅 권총 얘기가 현지 기술관련 매체들을 통해 거의 소개되지 않은 탓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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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리버레이터 설계도가 올라온 건 지난 5일이다. 미국 정부가 웹에서 그 파일 배포를 중단하도록 요청한 시점은 9일이다. 설계도가 그 이후에도 비트토렌트라는 합법적 공유프로그램으로 퍼졌지만 이는 경찰 방화벽을 통해 차단될 수도 있다.

한차례 크게 떠들썩했던 미국 언론들은 한동안 그 위험성을 경고하는 후속보도를 내보냈다. 지난주 폭스뉴스에 따르면 국토안보부가 다른 사법기관 게시판에 리버레이터에 대해 금지하는 것과 이를 허용한 상태로 치안을 담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