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물쇠 냉장고-바퀴 세탁기 "이래야 팔린다"

일반입력 :2013/05/15 10:39    수정: 2013/05/15 15:26

김희연 기자

“냉장고에 자물쇠가 달렸다고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가전업체들이 현지 문화를 반영한 다양한 이색 생활가전 제품을 출시해 해외 시장 점령에 나섰다. 현지 맞춤이 신흥시장을 여는 열쇠라는 판단에서다.

주요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동부대우전자가 모두 해외 밀착형 제품 출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동지역에는 일명 자물쇠 냉장고가 있다. 물이 귀한 중동지역을 겨냥해 동부대우전자가 출시한 제품이다. 중동 현지인들의 생활양식을 파악해 외부인이나 아이들이 함부로 음식물을 꺼내지 못하도록 냉장고에 자물쇠를 장착한 것이다.

자물쇠 냉장고는 현지에서 누적판매 150만대를 기록하며 동부대우전자 중동지역 냉장고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수출 효자 제품으로 떠올랐다.

베트남에는 쥐 침입 방지 드럼세탁기가 나왔다. 동부대우전자는 쥐가 많이 서식하는 베트남 환경을 고려해 쥐 침입으로 인한 고장은 미연에 방지해주는 특화 제품을 개발했다.

이 현지화 제품에는 쥐 취입방지 기능 외에도 석회수 전용 수류시스템 기능이 적용됐다. 드럼세탁기에는 석회질이 다량 함유돼 세제가 잘 녹지 않은 베트남 수질을 고려해 석회질 침착을 방지해 세제 용해율을 높여주도록 되어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초음파 에어컨이 출시됐다. LG전자는 동남아 대표 풍토병 뎅기열을 막기 위해 에어컨 실내기에서 나오는 초음파를 통해 모기를 내쫓거나 모기가 사람의 몸에 붙는 것을 막아주는 제품을 선보였다.

초음파 에어컨은 모기가 싫어하는 30~100KHz 주파수대 초음파를 적용해 24시간 내 매개체 암컷 모기를 쫓아내거나 현저하게 활동을 저하시켜주는 것이 특징이다.

서남아지역에는 이동식 세탁기가 있다. 삼성전자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초벌 빨래를 하는 현지인들의 특성을 반영해 이동식 빨래판으로 쓸 수 있는 뚜껑을 채택한 제품을 내놨다. 세탁기 보관과 사용 위치가 다른 현지 환경을 고려해 바퀴와 손잡이를 제품에 장착한 점이 특징이다.

일본 지역에는 지역 특화 제품인 ‘바람탈수 세탁기’가 판매 중이다. 동부대우전자는 바람이 많은 일본 지역 특성을 반영해 세탁기 도어 안쪽에 외부공기 유입구를 설치, 원심력을 활용해 탈수율을 20% 이상 향상시킨 제품을 선보였다.

동부대우전자의 일본 수출 제품 가운데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제품은 국내에도 ‘바람UP’이란 이름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파티문화가 활성화되어 있는 남미사람들을 위한 냉장고도 나왔다. LG전자는 파티에서 얼음과 음료를 수시로 꺼내먹을 수 있도록 냉동실에 아이스 홈바를 장착하고 자주 먹는 식품을 쉽게 꺼낼 수 있는 매직스페이스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였다.

멕시코 현지인들을 위한 현지 특화형 전자레인지도 인기다. 동부대우전자는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멕시칸 스테이크, 아스텍 스프 등 10여가지 멕시코 현지 요리를 자동 조리해주는 ‘셰프멕시카노’ 제품을 출시했다. 현재 누적판매량만 40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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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수급이 불안정한 인도 시장에 특성을 고려한 냉장고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덥고 습한 생활환경과 불안한 전력 수급환경을 고려한 양문형 냉장고 ‘탑 마운티드 냉장고’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정시간 동안 정전이 되더라도 음식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쿨팩을 냉장고에 넣은 것이 특징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세분화된 시장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가전업체들이 해외 전략 제품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