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글라스 써보니 150달러짜리"...왜?

일반입력 :2013/05/05 09:00    수정: 2013/05/06 10:49

이재구 기자

구글 글라스를 산다면 150달러(16만4천원)이상은 못 내겠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4일 '컴퓨터의 미래'라는 구글의 웨어러블 컴퓨터 '구글글라스'를 직접 써 본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은 자체 평가를 내렸다. 구글 글라스는 개발자버전이 1천500달러(164만원)다. 아이폰 가격 499달러와도 비교된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내년에 일반인들에게도 구글글라스가 보급될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감까지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구글 글라스의 동작인식 명령이 잘 먹혀들지 않아 '얼굴에 쓰는 시리'에 불과하다며 150달러 이상의 가치가 없다고 혹평했다. 성급하게 일반 보급까지 내다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뉘앙스가 읽힌다.

구글 글라스 미경험자들이 이 웨어러블 컴퓨터의 단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착용기를 정리했다. 2일 전만 해도 나도 구글 글라스를 좋아했다. 나는 한 벌이 필요했고 안달했다. 그리고 나서 글라스 시험판 사용자 공모에 참여했고 이 소동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구글글라스 시험 사용자로 초청돼 참여했지만 한시간도 안돼 내의견은 바뀌었다.

구글 글라스가 매우 똑똑한 도구라는 점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나는 그걸 써 본 첫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내가 경험한 그 어느것과도 달랐다. 이 디자인은 세련됐고 디지털스크린을 눈 바로 앞에서 본다는 것은 완전히 내 넋을 빼놓는 경험이었다.

구글 글라스에는 사실 아무런 안경알도 없다. 그것은 단지 디지털스크린을 깨끗하게 보기 위해 당신의 코에 걸쳐야 하는 빈 프레임세트일 뿐이다. 스크린은 당신의 오른쪽 눈앞 시선 위로 펼쳐진다. 스크린을 보기 위해 위로 올려다 봐야 하기 때문에 구글 글라스를 썼을 때 정상적으로보기가 불가능하다.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 처음 몇 번 동안으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내가 두 번째로 글라스를 썼을 때 내 동료들은 웃으면서 나를 좀비라고 불렀다. 그것은 나를 혼돈스럽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 안경을 쓰면 착용자는 주변의 사람이나 물건에 집중할 수 없다. 그것은 쓰는 즉시 사람을 눈동자가 빛나고 동작이 뻣뻣한 로봇으로 만들어 버린다. 당신은 온전히 생동감있는 대화를 하기가 힘들어진다. 당신은 (구글글라스에서)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아내기에 집중할 뿐이다.

구글글라스는 두통도 유발한다. 사람은 누구나 눈앞에 있는 물체에 집중할 때 다소간 사시가 된다. 구글 글라스스크린은 그리 크지 않다. 메인스크린은 기본적으로 ‘Ok Glass’라는 단어와 함께 시각을 보여준다. 다른 스크린 페이지는 컬러와 사진으로 돼 있다. 당신은 이 기기가 당신의 음성명령에 반응하도록 하기 전에 ‘오케이 글라스(OkGlass)'라고 말해야 한다. 이 안경은 또한 동작과 터치에 의해 제어된다. 만일 당신이 뭔가를 찾으려하면서 너무 시간을 끌다간 화면이 사라진다. 구글글라스는 당신의 음성과 동작신호를 받아들이는 데 아주 서투르다. 터치는 잘 된다. 나는 새로운 명령을 시작하기 위해 글라스 오른쪽을 터치해야만 했다. 단순하게 ‘오케이 글라스’라고 말하고 머리를 끄떡이는 것만으로는 작동하지 않았다.

구글글라스의 블랙스크린은 별로 크지 않으며 스마트폰에서 하듯 스크롤 기능을 제공한다. 스크롤 하기 위해서 사용자는 머리를 위 아래로 끄덕이거나 글라스프레임 오른쪽을 쓰다듬으면 된다. 명령은 아주 제한적인 것만 내릴 수 있다. 사용자는 구글글라스에 텍스트를 보내라고 명령할 수 있고, 화상채팅 행아웃기능을 수행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방향을 찾거나 인터넷검색도 할 수 있다. 구글행아웃의 기능은 멋지다. 글라스 사용자는 행아웃 화상채팅 상대가 무엇을 보는지 볼 수 있고 상대도 당신이 프레임으로 무엇을 살피는지 본다.

사용자는 손으로 프레임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은 당신 눈앞의 바로 그모습이다. 당신은 글라스에서 찍은 이전 사진을 스크롤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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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구글글라스는 정확히 말해 '얼굴에 쓰는 시리'라 할 수 있다. 글라스 착용자의 명령을 똑바로 받아 수행하기에는 기능이 불완전하다. 나라면 현재수준에서 이 안경에 150달러 이상을 내지는 않겠다.

글라스는 아직 완성되려면 한참이나 남았다. 하지만 나는 구글이 이제품을 작동되는 원형제품(working prototype)로 내놓았다는 것을 안다. 신경써서 약간의 업데이트를 더 한다면 구글 글라스는 시장을 확 바꾸는 주도자(Game changer)가 될 것이다. 나는 우리가 멀지 않은 장래에 이 기기를 쓸 수 있으리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