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기업을 제외하고 IT조직이 회사의 중추적인 존재로 대접받는 곳은 드물다. IT조직 태반이 비용만 증가시키는 주범으로 몰리곤 하며, 비용절감의 압박에 시달린다. IT가 대다수 기업의 비즈니스를 지탱하는 인프라로 작용하지만, IT조직 자체는 생산성없는 PC수리부서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최근 IT조직은 모바일,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이른바 MBC 트렌드와 함께 회사의 사업성패를 좌우하는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변신하려 시도하고 있다. 직원 생산성, 비용절감, 제품 생산성 등의 전반적인 향상으로 IT조직이 기업의 매출과 순익에 기여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들이 이어진다.
인텔은 매년 회사 IT조직의 성과보고서를 백서로 발간한다. 텐-아이 치우(Q) 인텔 글로벌IT팀 매니저는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들의 지난해 IT인프라 혁신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우선 인텔 IT조직이 처한 현재를 언급했다. 인텔은 약 9만5천200명의 전체 직원 중 6천500명의 IT조직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인텔 IT조직은 세계 63개국의 164개 인텔 사이트와 59개의 IT 사이트를 운영한다. 이들의 지난해 연간 IT예산은 직원당 1만3천600달러다. 전체 인텔 예산의 2.53%를 차지한다.
텐-아이 치우 매니저는 “인텔 IT조직은 다른 회사의 IT조직에 비해서 2배가량 많은 돈을 사용한다”라며 “그러나 그에 상응하는, 혹은 능가하는 수준의 많은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남들보다 빨리 서버통합, 가상화,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시작했던 인텔 IT조직은 작년 빅데이터, 브링유어오운디바이스(BYOD) 등의 영역도 끌어안았다. 보고서에서 드러난 인텔 IT조직의 성과는 적지 않았다.

■IT가 회사의 생산성 향상을 좌우
우선 인텔 데이터센터는 2010년 91개에서 작년 68개로 줄었다. 최신 서버와 가상화 도입으로 5~10대에서 맡았던 워크로드를 서버 1대로 소화하게 한 덕이다. 동시에 가상화 수준을 75%로 높이는데 성공했다. 스토리지는 2010년 25페타바이트에서 작년 56페타파이트로 40% 가량 늘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해 인프라 서비스 배포시간은 2010년 3시간 걸리던 것에서 작년 10분 미만으로 대폭 단축했다. 고도화된 자동화 덕에 새로운 웹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010년 70일 걸리던 게 1일 미만으로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인텔 직원의 노트북과 PC 97%가 SSD를 장착했고, 노트북 암호화 포화도는 85%에 도달했다.
IT조직이 직원의 업무생산성 향상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41개에 이르렀다. 인텔 내 휴대용 기기는 2011년 2만9천대에서 작년 3만8천500대로 대폭 늘었다. 직원 개인 소유 기기를 업무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BYOD 프로그램을 도입한 결과다. 그럼에도 기업 내 악성소프트웨어 감염 비율은 1% 미만을 기록했다.

인텔의 IT조직은 IT를 통한 비즈니스 공헌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데이터에 주목했다. 기존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와 데이터웨어하우스(DW) 시스템을 활용해 예측 분석 엔진 기반의 설계 테스트 환경을 제공했다. 이를 통한 코어 프로세서 개발의 소요시간이 25% 줄었고, 비용절감 효과는 300만달러로 나타났다. 텐-아이 치우 매니저는 “예측분석 솔루션으로 2천만 달러의 잠재적 판매이익을 예측했고, 제조 검증 시간 감축했다”라며 “ 실험적으로 하나의 생산라인에 적용했더니 300만달러 비용절감 효과를 봤고, 내년엔 3천만달러의 비용절감을 예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10개 생산라인에 예측분석엔진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아파치 하둡과 DW 어플라이언스를 결합한 멀티테넌트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 2천척개의 서버 이벤트를 처리하고 30분내 IT보안 위협을 탐지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센서와 과거 이력정보가 적용된 인텔 내 빅데이터 플랫폼은 향후 점진적으로 활용범위를 넓혀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텐-아이 치우 매니저는 “이렇게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BI를 활용하는 모습은 인텔의 전체적인 사업에 IT가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었나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객서비스 지원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텔 ACE란 플랫폼을 개발, 인텔 영업인력에게 통합계정정보, 판매관리도구, 보고 및 분석 정보에 대한 인스턴트 액세스를 제공했다.
신제품 개발 가속화 노력의 일환으로는 2만대 서버에 SSD를 추가하고, 네트워크 포트 3천개를 제거함으로써, 컴퓨팅 인프라의 계산처리량을 20% 증대시켰다. 기업 업무용 울트라북 개발을 위해 내구성, 연결성, 관리용의성, 제품 수명 및 보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개발부서에 제공하기도 했다.
공급망에 대해서도 5년간 최적화를 통해 리드타임을 65% 단축했고, 고객응답 및 재고의 32% 감소를 달성했다. 덕분에 가트너의 공급망 상위 25개사 목록 7위에 오르기도 했다. 공장 시스템 가용성 확보를 위해서는 데이터 보호, 손상방지, 재해복구 프로세스를 강화한 고가용성 DB 아키텍처를 구축해 1시간 가량 소요됐던 평균 장애복구시간을 2분 미만으로 단축했다.
텐-아이 치우 매니저는 “3개 DB에서 약 80만달러를 절약했으며, 올해 10개 DB를 새로운 고가용성 아키텍처로 추가 이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BYOD 도입으로 직원생산성 500만시간 향상
직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은 BYOD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인텔 IT조직은 BYOD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3년간 700만시간 이상의 생산성 향상효과를 거뒀다. BYOD 확산이 본격화된 작년에만 500만시간의 연간생산성 향상를 이뤘다. 직원들이 24시간 어느장소에서, 어느기기로든 업무를 볼 수 있게 한 덕분이다.
텐-아이 치우 매니저는 “BYOD 프로그램 진행으로 직원들은 일일 평균 57분 절약할 수 있게 됐다”라며 “인텔 내부 앱스토어를 통해 직원의 개인업무와 협업을 지원하는 41개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텔 BYOD 프로그램 속에서 직원 개인은 자신의 소유 기기를 업무용으로 사용하려 할 때 직원용 내부 웹사이트를 방문한다. 웹상에는 회사에서 업무용 등록을 지원하는 기기와 운영체제(OS)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직원은 자신의 기기가 BYOD를 허용하는 경우 등록을 하게 된다.
단, 등록과정에서 회사와 최종 사용자 라이선스 협약을 맺는다. 개인소유 기기지만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한 기기 분실 시 회사가 원격으로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 등에 동의하는 협약이다. 그리고 여러 보안 컴플라이언스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과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아 사용하면 된다. 기기는 원칙적으로 6자리의 비밀번호로 접근암호를 가져야 한다. 데이터도 기기단에서 암호화된다.
텐-아이 치우 매니저는 “BYOD 프로그램의 보안은 어떤 기기냐, 어느 정도의 데이터 접근하고, 어떻게 사용하길 원하느냐 등에 따라 적용 수준이 달라진다”라며 “기기가 믿을만한 보안을 제공한다면 별도 솔루션을 쓸 필요없고. 종류에 따라 써드파티 보안앱을 설치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에서 벗어나, 파일첨부 기능을 사용하려 한다면, 별도의 보안레벨을 적용하는 식이다. 또한, BYOD 프로그램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경우엔 내부 애플리케이션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동료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IT부서의 대응도 받을 수 있다.
구글이나 드롭박스 같은 외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는 사용 금지다. 텐-아이 치우 매니저는 “엄격한 기준으로 정보보안을 운영하면서. 1년마다 직원교육을 한다”라며 “외부 환경에 회사기밀 정보를 올리면 해고사유가 된다”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도 직원생산성 향상에 한몫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해 회사에 2년간 650% 증가된 소셜미디어 프로젝트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서비스 비용의 52%에 달하는 160만달러를 절감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개발자가 데이터센터 구축을 기다리는 시간이 90일~120일 걸리던 것이 5~10일로 줄어, 신규 서비스 론칭 시점을 앞당기게 했다.
최근 기업들이 직면한 보안 문제도 나름의 해법을 썼다. ‘사업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보안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본 목표 아래서 무조건 금지하는 보안정책을 지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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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 보안아키텍처가 4가지 영역에서 강화됐다. 신원정보 및 액세스 관리가 직원의 직급, 디바이스 장소에 따른 동적 신뢰 계산모델로 진화했다. 데이터 수집분석 산출시간을 2주에서 20분으로 단축해 실시간으로 보안위협을 감지하는 보안 비즈니스인텔리전스를 실현했다. 자체 암호화와 맥아피 암호화 등으로 데이터 보호체계를 갖췄고,. 네트워크 침입 보호 예방 시스템(NIPS) 시스템으로 악성코드를 예방하고 있다.
텐-아이 치우 매니저는 “IT서비스 혁신으로 서비스 개선 및 비용절감을 실행한 결과 연간 IT비용 4%를 절감했다”라며 “더 적은 비용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절감한 예산을 인텔의 성장과 혁신에 투자하면서. 새로운 IT투자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