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그동안 책임공방을 벌여 온 사이버 스파이 논쟁에서 한 발 물러섰다. 두 나라는 사이버 보안에 대한 워킹그룹을 만들고, 관련 내용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씨넷 등 외신은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두 나라 간 사이버 보안에 대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왕 이 중국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금융 부문에서 은행, 금융 거래 등을 포함한 현대의 모든 것들이 사이버네트워크의 영향을 받는다며 모든 나라는 국민들과 그들의 권리, 기반시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잉 이 장관은 사이버 공간을 보호하고 미국과 중국 간에 이 영역에서 더욱 신뢰를 쌓고 협력해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통화의 핵심 주제이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까지도 서로 사이버 도감청 등 감시업무를 해왔다고 비난했다. 이는 특히 지난 2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내 주요 언론사들이 중국으로부터 해킹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 심각성이 커졌다.
앞서 1월 30일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0월 25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 일가가 3조원대 재산을 축적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된 후 4개월째 중국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 해커들은 기사를 작성한 데이비드 발보사 NYT 상하이 지사장, 짐 야들리 전 베이징 지사장 등의 이메일을 포함, 비편집국 임직원 53명의 PC에 접속해 정보유출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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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31일에는 월스트리트저널 베이징 지사의 컴퓨터 시스템이 해커의 공격을 받았다. 이 신문사는 중국관련 기사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파울라 케베 다우존스 대변인은 해킹은 상업적인 이득을 노리거나 고객정보를 노린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측의 주장처럼 중국 해커들로부터 미국이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보안전문가들에 따르면 해킹이나 사이버 스파이는 각 나라들 간 정보수집활동의 핵심이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의 주요 정보에 대해 손 놓고 있었을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