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사라진 ‘뉴스스탠드’…뉴스소비 혁명?

일반입력 :2013/01/04 12:08

‘헉, 충격, 아찔, 경악…’

선정적, 낚시성 기사제목들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네이버의 새 신문 가판대 ‘뉴스스탠드’의 얘기다. 뉴스스탠드는 네이버가 기존의 박스형태의 뉴스캐스트를 개편해 올 1월부터 적용 중인 뉴스서비스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뉴스스탠드에 대한 독자‧전문가들의 관심과 평가는 ▲낚시, 선정적 기사제목의 노출 축소 ▲이용자 선택권의 확대 ▲성공 여부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서비스 개시 3일차 밖에 지나지 않았고, 아직까지 기존 뉴스캐스트와 병행서비스 중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입장이지만 “일단, 선정적인 기사제목이 많이 줄어들어 첫 단추는 잘 꿰어졌다”고 평가했다.

■편집 자존심…낚시가 줄어들었다

“국내 기사가 아니었잖아.” 포털에서 뉴스를 소비했던 이용자라면 한 번쯤 이 같은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선정적이거나 낚시성 제목에 유혹(?)돼 클릭했다가 엉뚱한 기사에 겪었던 낭패감을.

기존 뉴스캐스트의 노출방식이 톱뉴스와 정치‧경제‧IT/과학‧사회 등 주제별 보기로 편집되다보니 각 언론사가 보다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편으로 자극적인 제목을 써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스스탠드에서는 이 같은 병폐가 크게 줄어들었다. 뉴스스탠드는 개별기사가 아닌 52개 언론사 로고를 네이버 메인화면에 무작위로 노출시키는 방법이라 기사제목으로 시선을 끄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특히 각 언론사의 로고를 클릭했을 때 보이는 언론사의 와이드뷰어 뉴스창 역시, 각 사의 편집방향이 집약된 웹사이트 초기화면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선정성이나 낚시성 제목을 찾기 힘들다.

때문에 뉴스스탠드를 접한 이용자들은 “낚시기사 예방은 확실히 될 듯하다”, “드디어 지긋지긋한 경악! 충격! 등의 낚시제목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 “애들 보여 주기가 부끄러웠는데, 속이 다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반면, 뉴스 소비 측면에서는 뉴스스탠드의 불편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 네이버의 뉴스캐스트는 각 언론사의 헤드라인, 그리고 기사들을 주제별로 분류해 놓아 첫 화면에서 손쉽게 뉴스 보기가 가능했지만 뉴스스탠드는 이용자가 일일이 찾아봐야 하는 ‘귀찮음’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PC를 통한 뉴스의 소비 감소나 모바일로의 이동, 타 인터넷포털의 반사이익이 점쳐지는 이유다. NHN 역시 이를 모르지 않는다. NHN은 전체 이용자의 약 20% 선에서 ‘MY뉴스’를 설정하는 방법으로 적극적인 뉴스 소비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면에서는 이용자 스스로 ‘MY뉴스’를 설정해 선호하는 언론사나 보고 싶은 뉴스를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선택권의 확대다.

기존의 뉴스캐스트는 언론사가 보낸 뉴스를 일방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지만 뉴스스탠드는 메인에 노출된 52개 언론사 중 선택이 가능하고, MY뉴스의 사전설정으로 선호하지 않는 언론사는 제외할 수도 있다.

때문에 트위터에서도 “뉴스스탠드를 설정해 놓으니 화면이 깔끔하고 좋다”, “네이버 메인에서 바로 기사를 볼 수 없고 몇 단계를 거쳐야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어 불편해졌다”는 등으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NHN 측은 “언론사의 편집가치를 그대로 반영하고 언론사별 제공 기사량도 기존의 9개에서 20여개로 풍부해졌다”며 “이용자들에게 보다 공정하고 다채로운 뉴스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 소비문화 바꿀까

네이버에서 ‘뉴스’ 콘텐츠는 가장 핵심적인 킬러 콘텐츠다. 상당수의 이용자가 뉴스 소비를 위해 포털에 접속하고, 검색 결과로 소비되는 많은 양의 콘텐츠도 뉴스다.

NHN이 ‘뉴스캐스트→뉴스스탠드’ 전환에 공을 들이고 고심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다. 그럼에도, NHN이 뉴스서비스의 개편을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모바일의 뉴스 소비 증가’를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 코리안클릭이 내놓은 네이버의 ‘모바일과 PC온라인’ 접속자수와 트래픽을 살펴보면 이 같은 경향이 뚜렷하다.

네이버의 모바일 트래픽은 지난해 7월말 1억4천900만 페이지뷰에서 대통령선거 이전인 12월17일에는 2억2천100만 페이지뷰로 5개월 새 약 67%가 증가했다. 반면, PC온라인 페이지뷰는 같은 기간 1억6천200만건에서 9천480만건으로 42% 급감했다. 심지어 가장 적은 페이지뷰를 기록했던 11월에는 7천300만건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같은 기간 접속자수의 변화 추이도 이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바일 접속자수는 4백60만명에서 5백70만명으로 약 23% 증가한 반면, PC온라인은 640만명에서 580만명으로 약 1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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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3천만, 무선 초고속인터넷인 LTE 1천500만 가입자를 넘어선 모바일 혁명 시대에 네이버가 과감히 뉴스스탠드의 전환과 변화를 시도할 수 있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