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디즈니 꿈꾸는 모바일 게임사

일반입력 :2012/12/26 11:51    수정: 2012/12/26 17:42

“미니 게임은 시장에서 금방 죽는다고 하는데 오래 유지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간단한 슬라이스 장르의 게임이지만 한 달에 두 번씩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요소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길게는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까지 염두하고 있습니다.”

최근 모바일 게임 개발사 라쿤소프트를 설립,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라쿤슬라이스 for Kakao’를 최근 선보인 조영종 대표의 야심찬 포부다.

조영종 대표는 모바일 게임 업계서 통하는 유명 개발자다. 3D 그래픽 분야에서 오랜 기간 힘을 키운 그의 대표작은 단연 위메이드를 통해 서비스 중인 SNG ‘바이킹아일랜드’. 이전 회사 엔곤소프트를 이끌던 시절, 명작으로 만들겠다던 이 게임은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 E3 주관 최고의 태블릿 게임에 선정됐다.

그만큼 SNG에 강점을 지닌 그가 새로운 회사를 꾸린 뒤 내놓은 첫 게임이 간단한 캐주얼 게임이라 주변을 놀라게 했다. 업계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그럼에도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유사 게임과 비교해 3D 그래픽이 가미되면서 결코 개발이 쉽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전 게임들이 정적인 물체를 자른다면 동적인 물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셜 요소를 강조한 게임이라 일반적인 미니 게임과는 달리 구조가 복잡하다고 한다.

“바이킹아일랜드 프로젝트 이전에도 해외 외주를 포함해 3년 이상 소셜 게임을 고민해왔습니다. 소셜 요소가 이뤄지지 않으면 모바일 게임은 생명이 짧아지고 이를 가미하면 이용자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처럼 즐길거리라 늘어나니까요.”

이처럼 라쿤슬라이스는 무엇보다 소셜성이 강조된 게임이다. 공중으로 떠오르는 도넛, 케이크 등을 화면을 터치해 잘라내는 방식으로 정교한 3D 그래픽과 더불어 자를 때 공중으로 흩어지는 실감나는 효과가 첫눈에 들어오지만 게임을 즐길수록 새로운 재미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

“도넛을 상대에게 주는 동시에 얻은 것으로 나를 키우게 됩니다. 자신이 성장하려면 남을 도와야 하기에 경쟁과 협력이 같이 이뤄집니다. 랭킹 차트에 노출되는 사진을 꾸밀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하고, 카카오 게임 가운데 몇 안 되는 기능으로 카카오스토리와 연동되기도 합니다.”

유명 SNG 개발팀답게 소셜 게임 요소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하려는 노력까지 곁들인다. 쪽잠을 깬 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게임 이용자들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한다고 한다.

조영종 대표는 단순히 게임의 흥행에만 기대지 않는 점이 다른 개발사와 남다르다. 디자인과 그래픽에 일가견이 있는 만큼 게임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게임 타이틀 앞에 붙은 ‘라쿤’도 마냥 회사명을 따른 것이 아니라 차기작에서도 꾸준히 선보일 게임 캐릭터다.

“라쿤과 같은 캐릭터를 지금 게임에서 6마리를 선보였고 각각 성격이나 특징이 모두 다릅니다. 나중에는 12마리로 늘릴 계획이구요. RPG를 선보이면 이 캐릭터들은 펫 형태로 등장할 수도 있고 정통 SNG를 내놓더라도 이 캐릭터를 계속 등장할거에요.”

이전 게임에서도 캐릭터가 예쁘다는 평을 들었던 그가 칼을 갈고 이 부분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목표만 세운 것이 아니라 이미 캐릭터 사업 이야기를 함께 진행하는 회사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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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IP(지적재산권)는 단순 기술적인 것과 달리 100년도 갈 수 있습니다. 나중에는 애니메이션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자유롭게 게임을 만들고 개발자들이 즐겁게 만든 게임은 이용자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개발사를 꾸린 회사가 한국판 디즈니를 꿈꾸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또 그의 야심을 담은 라쿤슬라이스의 성공도 주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