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과도기 눈치...통신3사 투자 '올스톱'

일반입력 :2012/12/26 10:15    수정: 2012/12/26 14:05

정권 교체기를 맞아 통신3사의 신규 인프라 투자가 올스톱됐다. LTE 기지국증설을 제외하고, 그동안 논의되던 신규투자가 모두 보류된 상태다. 특히 통신3사와 장비증설 사업을 진행하던 네트워크 장비업계는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 선거 전후에 즈음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인프라 투자 대부분이 보류됐다. 폭증세인 LTE 가입자수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통신 기지국 투자만 유지되는 상황이다.

네트워크장비업계 관계자는 “현재 LTE 외 광전송, IP백본 등의 신규 프로젝트 논의가 중단됐다”라며 “정치권 변동에 통신사들이 눈치를 보느라 인프라 투자엔 관심을 갖지 않는다”라고 성토했다.KT는 정권 변화 후 이석채 회장의 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줄곧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휘말려 온 KT가 새 정부에도 전례를 무너뜨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부 인사 시기와 겹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거취에 온신경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최회장은 자금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에서 선고기일이 당초 28일에서 내년 1월 31일로 연기됐다. 최 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경제 민주화를 앞세운 새 정부 기조에 희생양이 될 것인지 여부에 SK 전 계열사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LG유플러스는 정치권 변화에 민감하지 않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눈치보기 속에 투자를 중단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항상 KT와 SK텔레콤의 투자 움직임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KT와 SK텔레콤이 멈추니 LG유플러스도 멈추는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에 네트워크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진행됐던 개념검증(POC)과 신규 투자 논의가 모두 멈추면서, 사업 진행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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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통신사 쪽에 사업 진행을 문의하면 새 정부 들어선 다음에 얘기하자고 답한다”라며 “우리나라만큼 정치권 변화에 기업체 투자가 민감하게 변하는 곳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대형 IT기업 역시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한 외국계 업체 관계자는 “본사 쪽에 한국의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게 너무 어렵다”라며 “본사는 정부 변동에 왜 기업 투자가 멈추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